“숭고한 정신, 모두에게 교훈”…윤봉길 의사 상하이 의거 75주년

  • 입력 2007년 4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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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의거 75주년 기념식이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열렸다. 국내에서는 29일 충남 예산 충의사에서 기념 다례가 열렸다(왼쪽 사진). 28일 상하이 루쉰공원의 윤 의사 기념관인 매정 앞에서 열린 기념식(오른쪽). 연합뉴스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의거 75주년 기념식이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열렸다. 국내에서는 29일 충남 예산 충의사에서 기념 다례가 열렸다(왼쪽 사진). 28일 상하이 루쉰공원의 윤 의사 기념관인 매정 앞에서 열린 기념식(오른쪽). 연합뉴스
《매헌 윤봉길(梅軒 尹奉吉·사진) 의사 기념사업회와 동아일보사, 상하이(上海) 시 훙커우(虹口) 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윤 의사 의거 75주년 기념식이 28일 오전 중국 상하이 루쉰(魯迅·옛 훙커우) 공원의 윤 의사 기념관인 매정(梅亭) 앞에서 열렸다. 국내에서도 29일 충남 예산 충의사와 도중도 생가 일대에서 의거 7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루쉰 공원 기념식에는 기념사업회 김덕룡 명예회장과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김양 상하이 주재 총영사, 박용옥 3·1여성동지회 회장, 윤 의사의 장손인 윤주웅 현대기아남양연구소 선임연구원을 비롯해 40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장즈언(張志恩) 훙커우 구 정치협상회의 부주석과 천젠(陳儉) 훙커우 구 국제교류중심 주임 등 1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1990년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기념식을 개최해 온 이래 처음으로 태극기가 기념식장에 걸려 참석자들의 감회를 새롭게 했다. 중국 측은 그동안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외국인물의 기념행사에 국기 게양을 허용한 적이 없다며 이를 불허해 왔다.

김 명예회장은 기념사에서 “윤 의사의 의거는 독립운동에 전기를 마련하고 중국과 공동 항전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며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 한중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증진시키자”고 말했다.

김 사장은 “동아일보는 항일운동사에 빛나는 윤 의사의 상하이 의거를 가장 먼저 호외로 동포들에게 알렸다”며 “자기희생과 살신성인을 바탕으로 한 윤 의사의 구국 정신으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국가적 어려움을 헤쳐 나가자”고 강조했다.

중국 측의 장 부주석은 “윤 의사의 영웅적인 쾌거는 한국민의 귀중한 정신적 재산이자 상하이 인민의 뇌리에 영원히 기억될 일”이라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중국 측 인사들에게 “윤 의사의 호가 ‘매헌(梅軒)’이니 기념관 이름을 ‘매정(梅亭)’ 대신 매헌정 또는 매헌 기념관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중국 측은 “한국 측이 원한다면 상부에 건의해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 남효응 사무처장은 “상하이 훙커우 구의 사적지인 기념관이 상하이 시 사적지로 지정받도록 중국 측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29일 예산 충의사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명박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장은 축사를 통해 “윤 의사는 자신을 바쳐 대의를 구했고 어려운 일을 스스로 나서서 행했다”며 “국정의 혼란과 갈등으로 얼룩진 현실에서 윤 의사께서 보여 주신 나라 사랑은 큰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도중도에서는 윤 의사의 부인을 기리기 위한 ‘배용순 효부상’ 등 각종 시상식이 열렸다. 배 여사는 윤 의사가 1932년 순국한 뒤 종부로서 50여 년간 시부모를 극진히 모시고 자식을 키우며 가정을 지켰다.

1908년 6월 예산에서 태어난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일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천장절(天長節) 및 전승축하 기념식장에 폭탄을 투척해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일본군 대장 등을 폭사시킨 뒤 붙잡혀 12월 19일 일본 가나자와에서 순국했다.

상하이=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예산=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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