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IN&OUT]아파트 분양가 책정에 숨은 전략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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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단지 안의 아파트라도 분양가는 왜 그리 천차만별일까. 평형은 물론 층과 방향에 따라 주택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분양가 속에는 소비자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도 숨어 있다.

33, 42, 65, 80평형을 분양한다고 가정해 보자. 33평형과 80평형은 공급되는 물량보다 수요가 많은 게 보통이다. 반면 다소 애매한 크기인 42평형, 65평형은 미분양이 되기 쉽다.

따라서 33평형과 80평형 수요의 일부를 42, 65평형으로 넘기는 게 초기 분양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건설사들은 이를 위해 33평형 저층은 분양가를 확 낮춰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되 로열층의 평당 가격은 42평형 저층보다 오히려 조금 높게 책정한다. 33평형 로열층을 사느니 42평형 저층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80평형은 65평형과 가격차를 최대한 벌린다. 주거수준을 한 단계만 낮추면 자금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여기게 하기 위해서다.

언뜻 보면 소비자도 좋고 건설사에도 유리한 방식이다.

하지만 모델하우스에서 건설사 설명만 듣다 보면 당초 계획한 평형보다 크거나 혹은 작은 아파트를 덜컥 선택하기 쉽다. 실제로 분양 대행업체들은 가격차를 통해 ‘충동구매’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한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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