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vs 또 다른 나? 멀티 블로거
‘1인 미디어’라 불리는 블로그 문화가 상륙한 지 6년. 어느덧 누리꾼들의 필수품으로 여겨질 만큼 널리 퍼진 블로그 문화가 ‘멀티형’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는 물론 싸이월드 같은 미니홈피, 이글루스, 티스토리 같은 블로그 전문 사이트 등에서 여러 개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멀티 블로거’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디자인 컨설턴트 김현욱(39) 씨는 유명 멀티 블로거 중 한 명. 김 씨는 ‘티스토리’에 디자인과 그래픽에 관련한 ‘디자인로그’와 시사, 연예 화제를 자신의 시각으로 논평한 ‘뉴스페이퍼’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블로그당 하루 평균 방문자는 4000명. 김 씨는 “현재 블로그 활동이 일상생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시간은 걸리지만 한 블로그에 여러 내용을 담는 것 보다 주제별로 나눠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일상 카툰, 예쁜 카페 정보, 영화 리뷰 등의 주제로 6개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임익종(27) 씨는 주간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퇴근 후 오후 8시부터 새벽까지는 블로거 ‘이크종’으로 활동한다. 그림일기를 시작으로 영화 이야기, 카페 이야기 등을 차례로 올리면 밤 12시가 훌쩍 지난다. 임 씨는 “각 블로그에는 서로 다른 누리꾼들이 방문할 만큼 세분화됐다”며 “다양한 내 모습을 누리꾼들과 공유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 정보의 과잉시대…사이버 다중이?
멀티 블로거들은 나름의 원칙을 세우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김선미 씨는 “처음엔 이것저것 올리다 보니 다른 일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며 “최근엔 일주일에 2개의 글을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책도 찾아보고 학원도 다니는 등 철저히 준비해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씨는 “오전에 글을 올려야 더 많은 사람이 본다”며 “전날 밤에 게시물을 작성하고 다음 날 오전 9시 자동 게시(포스팅)되도록 예약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문화평론가 이동연 씨는 “정보의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누리꾼들이 정보 제공을 통해 자아를 표현하려는 욕망이 생겼다”며 “여러 블로그를 통해 다방면을 아우르면서 지적 쾌감을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문화평론가 김정희원 씨는 “‘블로그=소셜 네트워크’의 개념이기에 멀티 블로거들은 여러 개의 블로그를 통해 각기 다른 부류의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라며 “이는 곧 자신의 커뮤니티 반경을 넓혀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디자인 컨설턴트 김현욱 씨의
○디자인 블로그 ‘디자인로그’(http://marudesign.tistory.com)
○시사, 연예 뉴스 논평 블로그 ‘뉴스페이퍼’(http://newspaper.tistory.com)
―김선미 씨의
○맛있는 런이네 집-컬처레시피(http://paper.cyworld.nate.com/bildtext)
○꽃과 포장(http://paper.cyworld.nate.com/floristrun)
○우리 술 이야기(http://paper.cyworld.nate.com/culturesul)
○맛있는 여행(http://paper.cyworld.nate.com/humyummy)
○그릇 이야기(http://paper.cyworld.nate.com/porcelain)
―일러스트레이터 임익종 씨의
○개인홈피(http://ickjong.com)
○영화 이야기 등을 다룬 ‘무비토크’(http://paper.cyworld.nate.com/ijmovie)
○카페 정보를 다룬 ‘카페 다이어리’(http://paper.cyworld.nate.com/ij-cafe)
○그림일기 블로그 ‘이크종 다이어리’(http://paper.cyworld.nate.com/ppii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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