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도메인 사냥꾼과의 전쟁’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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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지는 듯했던 사이버스쿼팅(cybersquatting·인터넷 도메인명 선점) 행위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이를 경고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본격적인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도메인명 사냥꾼과 기업 간 ‘2라운드’에 관심이 쏠린다.

▽“이름을 뺏기다니”=WIPO는 12일 보고서를 내고 “사이버스쿼팅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표권을 소유한 기업과 개인들이 입는 손해도 커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신고된 분쟁 건수는 전년보다 25% 늘어난 1800여 건.

2003년까지 꾸준히 감소했던 사이버스쿼팅은 강화된 법망을 피해 가는 새로운 기법이 속속 개발되면서 이를 추적하고 감시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도메인명의 주인이 바뀌는 속도가 빨라진 데다 소유주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아도 되는 은밀한 거래 시스템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닷컴(.com) 외에 닷비즈(.biz), 닷인포(.info) 같은 확장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한 가지 이유.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가인 데이비드 에인절 변호사는 “확장자가 240개 이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3000∼4000개의 도메인명을 동시에 등록한 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엄청난 수익도 도메인명 선점 경쟁을 부추겼다. 지난해 ‘다이아몬드닷컴’(diamond.com)과 ‘보드카닷컴’(vodka.com)은 각각 750만 달러, 300만 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해 거래된 ‘섹스닷컴’(sex.com)은 무려 1200만 달러에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법적 대응 공세=MS는 13일 사이버스쿼팅의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과 영국 독일 이탈리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icrosoft’나 ‘Xbox’ 같은 브랜드명을 이용한 도메인명으로 인터넷에서 수익을 챙기는 업자들이 그 대상이다.

MS는 지난해 유타와 캘리포니아 주 2곳에서 소송을 내 409개 도메인명을 되찾는 동시에 300만 달러의 손해배상금까지 받아냈다. 이 밖에 유니레버나 브리티시에어웨이, 힐턴그룹 등은 도메인명 관리를 도와주는 전문 업체를 고용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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