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귀신 잡는 해병 ‘군글리시’도 잡는다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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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경기 화성시 발안의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해병대 통역 양성교육에 참가한 장병들이 한미연합사 소속 미국 해병 연락장교와 영어로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경기 화성시 발안의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해병대 통역 양성교육에 참가한 장병들이 한미연합사 소속 미국 해병 연락장교와 영어로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경기 화성시 발안 해병대사령부 정보화교육장에서 미국 유학생 출신 해병대 장병들이 교관(왼쪽)에게서 통역 양성교육을 받고 있다. 황유성 국방전문기자
지난달 중순 경기 화성시 발안 해병대사령부 정보화교육장에서 미국 유학생 출신 해병대 장병들이 교관(왼쪽)에게서 통역 양성교육을 받고 있다. 황유성 국방전문기자
1월 중순 경기 화성시 발안의 한국 해병대사령부 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연합 해병지휘관 회의.

△미 해병 A 중령: As OPLAN is chopped to ROKMC side more, CJMD has to change accordingly(한국 해병대 측에 작전통제권이 더 많이 이양됨에 따라 연합인원편성편제도 바뀌어야만 한다).

△한국 해병 통역 B 소위: CJMD가 변해야 하는데 OPLAN에…(자신 없는 목소리로) 이상이 있습니다.

△한국 해병 C 중령: (B 소위를 돌아보며) 무슨 소리야? CJMD가 변하는데 왜 OPLAN에 이상이 있지? chop을 그렇게 통역하면 안돼. 다시 물어봐.

B 소위는 6일 “지금도 그때 일을 떠올리면 진땀이 흐른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7월 임관한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교와 대학을 졸업하는 등 9년간 미국 생활을 한 영어통.

하지만 당시 통역에서는 군사용어, 특히 약어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A 중령이 말한 군사약어 중에 B 소위가 알고 있었던 건 OPLAN과 ROKMC뿐.

OPLAN은 ‘Operational Plan’의 약어로 작전계획, ROKMC는 ‘Republic Of Korea Marine Corps’의 약어로 한국 해병대를 의미한다. CJMD는 ‘Combined Joint Manning Document’를 줄인 말로 연합인원편성편제라는 뜻. 최근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새로 등장한 약어다.

그러나 B 소위는 “이들 약어를 알았다 하더라도 통역에 실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pped라는 단어의 용법을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chop은 일반적으로 ‘(도끼나 칼 등으로) 잘게 자른다’는 뜻의 동사지만 A 중령은 그런 뜻으로 이 단어를 쓴 것이 아니었다.

chop 역시 군사약어였던 것. ‘change of operational control’ 중 ‘ch’와 ‘op’를 딴 것으로 작전통제권 이양이라는 뜻이었다. A 중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약어인 명사를 동사로 사용했기 때문에 chop의 일반적인 뜻만 알고 있던 B 소위로서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曼눼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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