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사 성공기]한국지멘스 신입사원 공미선 씨

  • 입력 2007년 2월 2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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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요행을 바라기보다 제 힘으로 삶을 개척해 보고 싶습니다.”

한국지멘스의 신입사원 공미선(24·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 졸업) 씨는 승부욕이 강하다. 어린 시절부터 지는 게 싫었다. 뭐든 목표한 것은 꼭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욕심만 앞세우는 무모한 사람은 아니다. 치밀한 계획과 부지런함으로 목표를 하나씩 이뤄나가는 게 그의 스타일. 입사 과정도 그의 성격 그대로다.

그는 지난해 9월 독일계 다국적기업인 한국지멘스에 입사했다. ‘똑 부러진 일처리’로 3개월의 수습 기간도 무사히 마쳤다.

“캐나다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어요. 어린 시절부터 해외를 무대로 외국의 인재와 실력을 겨루는 일을 해 보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의 꿈은 2003년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 입학으로 이어졌다. 그는 “영어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경제 대국인 일본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기 위해 일본어 전공을 택했다”고 말했다.

2학년 때부터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 경영학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취업 목표도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이나 인사 부서’로 구체적으로 잡았다.

그는 “마케팅과 조직관리 분야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성과를 내는 역동적인 분야”라며 “사례 중심의 강의를 배우면서 두 분야에 가장 큰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 3학년 겨울방학부터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나섰다. 2006년 1월 한 인터넷포털사이트의 취업 카페에서 ‘취업스터디(공부 모임)’를 꾸렸다. 토익(900점 이상), 학점(4.5 만점에 3.5 이상), 인턴 경험 등의 자격 요건을 내걸고 ‘정예 멤버’ 6명으로 팀을 구성했다.

그는 10월경 하반기 공채를 목표로 ‘겨울방학-4학년 1학기-여름방학-최종 마무리’ 등의 단계에 따라 치밀한 스케줄을 짰다. 방학 중에는 1주일에 2번씩 모여 상식 문제를 함께 풀고 신문 스크랩을 통해 정리한 시사 이슈를 토론했다.

팀원들이 서로 돌아가며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현황, 산업과 경쟁력, 전형 방식 등을 분석하고 발표했다. 공부 모임에 늦거나 나오지 않으면 벌금도 물렸다. 여름방학에는 모임을 잠시 중단하고 각자 인턴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공 씨도 국내 한 증권사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는 “삼성 등 웬만한 대기업은 계열사까지 기업 정보를 분석했고 외국계 기업 채용 정보도 공유했다”며 “공부 모임을 같이한 친구 5명이 모두 원하는 기업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소규모로 수시 채용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서류 전형과 면접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지원 분야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아두지 않으면 지원 자체가 어렵다.

철저한 준비는 취업 성공으로 이어졌다. 한국지멘스 입사 과정(서류 전형-실무진 면접-임원 면접)에서도 평소 기업 사례 분석을 통해 익힌 인사 관련 전문 지식이 큰 도움이 됐다. ‘한글로 된 인사 규정을 주고 영어로 번역하라’는 과제 등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글=박 용 기자 parky@donga.com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인사담당자의 말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자기계발에 충실하며 회사의 가치를 위해 일하는 인재를 뽑는다. 공미선 씨는 어학과 전문 지식 등의 기본 소양을 갖췄다. 면접에서 창의적인 발상과 논리 정연한 답변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입사원답지 않은 빠르고 정확한 일처리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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