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 도슨, 친아버지 찾았다

  • 입력 2007년 2월 2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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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입양아 출신 미국 스키스타 토비 도슨(작은 사진)의 아버지로 밝혀진 김재수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토비 도슨의 사진을 보여 주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한국 입양아 출신 미국 스키스타 토비 도슨(작은 사진)의 아버지로 밝혀진 김재수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토비 도슨의 사진을 보여 주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한국 입양아 출신인 미국 스키스타 토비 도슨(29)의 친부가 확인됐다.

한국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유전자(DNA) 검사 결과 도슨의 생부가 부산에 사는 김재수(53·천일여객 시외버스 운전사) 씨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27일 새벽 입국하는 도슨은 오전 10시 관광공사에서 명예홍보대사 위촉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친부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도슨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모굴에서 동메달을 따 한국에도 이름을 알린 뒤 친부모를 찾고 싶다고 밝혔지만 당시 수십 명이 친아버지라고 나서는 통에 조기 방한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도슨이 자신의 잃어버린 아들임을 확인한 김 씨는 “내 그럴 줄 알았어요. 내 아들 맞다고 했잖아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그가 내 아들 봉석이라는 확신에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봉석이는 26년 전인 1981년 부산 중앙시장과 자유시장 사이 골목에서 헤어지기 전까지 그가 불렀던 아들의 진짜 이름이다.

“3일 한국유전자검사센터에서 DNA 검사를 받자는 연락이 왔어요. ‘내가 친아버지니까 검사는 받으나 마나입니다’라고 했죠.”

김 씨는 지난해 2월 자신이 도슨의 생부라고 주장한 뒤 한시도 아들을 잊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루 왕복 6차례 부산∼마산 간 시외버스를 운전하면 파김치가 되지만 집에 들어서면 곧바로 인터넷으로 아들의 경기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나 뉴스를 접하곤 했다.

시외버스 운전대 옆에 동메달을 따 환호하고 있는 아들 사진을 걸어 놓고 휴대전화 액정 화면에도 아들의 모습을 저장했다. 지난해에는 아들을 만나러 미국에 가려고 난생 처음 비자와 여권도 발급받았다.

“26년 만에 만나는 아들인데 얼마나 할 말이 많겠습니까? 그래도 아들녀석에게 소주 한잔 받고 싶습니다. 그러면 저는 상추에 삼겹살을 싸서 먹여 줄 겁니다.”

김 씨는 아들을 만나면 해야 할 일을 미리 짜놓고 있었다. 지난해 제대한 봉석이의 친동생인 현철(24)이와 함께 경남 창녕군 영상면의 조부 선영에 참배한 뒤 인근에 있는 친지 어른들에게도 인사를 할 계획이다. 아들 봉석이와 생모(51·김 씨와 이혼)가 원하면 모자간의 만남도 주선하고 싶다고 했다.

김 씨는 “못난 아비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훌륭하게 자라 줘서 참으로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때 내가 봉석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이라며 또 눈물을 글썽였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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