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혜 씨 “명지휘자와 모차르트 꿈같은 동행 행복해요”

  • 입력 2007년 2월 21일 02시 58분


코멘트
고음악 전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 씨. 사진 제공 성남아트센터
고음악 전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 씨. 사진 제공 성남아트센터
“유럽의 바로크 음악 열풍은 지금이 전성기인 것 같아요. 20여 년 전에 시작된 인기가 그야말로 대단해요. 한 10년쯤 지나면 열기가 식을지도 몰라요. 일상화되기 때문이지요.”

유럽 무대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소프라노 임선혜(31) 씨는 전화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도 활기가 넘쳤다. 임 씨는 1998년 독일 유학 중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헤 씨에게 발탁돼 데뷔한 뒤 ‘유럽 문화의 자존심’인 바로크 전문 소프라노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특히 고(古)음악계의 거장 지휘자 르네 야콥스 씨와 함께 하는 모차르트 오페라 시리즈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티토 황제의 자비’ 음반으로 그래미상 클래식 부문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올랐고, 고음악 축제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야콥스 씨의 지휘로 모차르트 오페라 ‘돈조반니’의 체를리나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임 씨는 올해도 야콥스 씨와 함께 인스부르크 페스티벌에서 게오르크 필리프 텔레만의 오페라 ‘소크라테스’에 출연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모차르트 오페라 ‘이도메네오’에서 트로이공주 일리야 역을 맡을 예정이다.

“야콥스 선생이 ‘이도메네오’의 일리야 역을 제안했을 때 제가 물었죠. 정말 내 목소리가 일리야를 할 수 있다고 믿느냐고요. 그러면서 앞에서 노래를 불렀더니 흔쾌히 마음에 든다며 내년에 같이 하자고 하더군요.”

임 씨는 “야콥스 선생과 티토 황제의 자비, 돈조반니, 이도메네오 등 모차르트 오페라 3편을 하게 되는 셈인데, 정말 꿈만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슈타츠오퍼에서 야콥스 씨가 지휘하는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에서 여주인공 에우리디케 역으로 출연했다. 스페란차 역으로 함께 출연하기로 했던 한국인 카운터테너 이동규 씨는 리허설 막판에 독감 때문에 출연을 포기했다.

“베를린에서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와 ‘성모 마리아의 저녁 기도’를 공연했는데 10회 공연이 모두 매진이었어요. 베를린에는 오페라 극장이 3개나 있어 매진되는 일이 드문데, 10년간 베를린을 찾아 바로크 음악을 전했던 야콥스 씨의 인기 덕분이었죠. 동규 씨가 연습을 다 하고도 출연하지 못한 게 정말 아쉬웠어요.”

임 씨와 이 씨는 3월 3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러브 듀엣 2007’ 공연을 갖는다. 지난해에는 오페라 속 사랑의 듀엣곡을 부른 데 이어 올해는 바흐, 비발디, 모차르트, 헨델의 작품 중 종교적이고 성스러운 사랑(Sacred Love)을 표현한 곡을 부른다. 2만∼7만 원. 031-783-80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