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공계 인재의 두뇌 유출 현상 심화

  • 입력 2006년 12월 18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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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딴 과학기술 분야 인재들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한국인 이공계 인재의 두뇌 유출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은 미국과학재단의 박사학위 취득자 자료를 분석해 18일 발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2004년 미국에서 공학, 자연과학, 생명과학 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901명 가운데 미국에 남으려하는 비율은 73.9%로 나타났다. 이는 20년 전(1984년)의 50%에 비해 23.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한국인 박사의 미국 체류계획 비율은 2002년 82.2%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03년 75.4%, 2004년 73.9% 등 감소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높은 수치다.

직능원이 미국과학재단과 국내 학술진흥재단의 자료를 비교해 추정한 결과 2002년 미국에서 과학기술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가운데 국내로 복귀한 비율은 48.7%로 1995년의 69.5%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줄었다.

미국에서 귀국한 이공계 박사의 36.8%가 민간기업, 36.1%가 대학, 27.1%가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있으며 미국 잔류 박사는 대학(52.2%), 민간기업(38%), 정부기관 (9.8%) 등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직능원이 2001년 이후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 454명(미국 잔류 박사 255명, 귀국 박사 199명)을 대상으로 6~9월 조사한 결과 미국에 남은 박사들은 우수한 근무환경(51.4%), 자녀 교육(16.2%), 전문성 신장(10.8%) 등을 이유로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귀국한 박사들도 같은 이유로 미국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부분 직무만족도도 낮아 37.7%가 '기회가 되면 다시 출국하겠다'고 밝혔고, 민간기업 취업자의 61.7%는 '학위보다 낮은 수준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직능원 진미석 선임연구위원은 "이공계 고급 두뇌의 해외유출을 막으려면 국내 기업의 근무여건과 연구 환경을 개선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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