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미라'서 너울-토시 발견…출토복식중 最古

  • 입력 2002년 11월 15일 18시 14분


미라와 함께 출토된 토시.  /사진제공 고려대 박물관
미라와 함께 출토된 토시. /사진제공 고려대 박물관
고려대는 15일 고려대 박물관에서 9월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파평 윤씨 정정공파 묘역에서 발견된 모자(母子) 미라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미라는 명종 21년(1566년) 사망한 산모로 미라의 주인공은 문정왕후의 종손녀(조카의 딸)로 알려졌다. (본보 11월7일 A29면)

미라는 치마 저고리 신발 장신구 등 50여건의 복식류와 함께 발견돼 복식사 연구의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희진 고려대 박물관 복식팀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출토된 복식 중 최고(最古)로 추정된다”며 “다양한 형식의 복식이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당시의 너울(여인이 나들이 할 때 얼굴을 가리는 천), 토시(팔에 끼는 방한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조희진 연구원은 “임진왜란 이전의 장묘 제도와 염습법에 대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광식 고려대 박물관장은 “미라 주인공을 밝혀내기 위해 파평 윤씨 가계를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문정왕후의 동생으로 알려졌던 윤원량이 실은 오빠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아냈다”는 연구 성과를 밝혔다.

고려대 측은 미라가 만들어진 분묘의 지질학적, 화학적 조사를 병행했고, 미라가 들어있던 목관이 육송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도 밝혀냈다. 미라를 의학적으로 분석한 고려대 의대팀은 “죽은 지 400년 이상 된 임산부 미라를 자기공명영상(MRI), X레이 촬영 등을 사용해 검사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라고 밝혔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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