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전자 ‘3D 디스플레이 사업’ 추진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56분


삼성전자가 미래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첫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3차원(3D) 디스플레이 사업은 그동안 평면에 머물러 있던 디스플레이의 시장 판도를 획기적으로 뒤바꿔 놓을 혁명적인 아이템으로 평가되고 있다.

3차원 사업은 TV용 디스플레이나 컴퓨터용 모니터, 휴대전화단말기 이외에도 게임, 광고, 방위, 엔터테인먼트, 의료기기 등의 시장까지 적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연간 수천억달러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파급력이 큰 기술.

삼성전자가 해외 경쟁업체보다 앞서 3D 기술을 구현할 경우 삼성은 기존 반도체 사업의 차원을 뛰어넘는 탄탄한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 삼성, 3D 디스플레이 사업에 명운건다

특히 최근 상당수 대기업들이 앞다퉈 새로운 미래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고 국가적으로도 ‘10년 뒤에 한국 경제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가 화두(話頭)로 떠오른 시점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의 3D 사업에 대한 도전은 LG와 SK 등 다른 대기업들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3D 정보 단말기 사업이란〓3차원 기술의 최대 장점은 현실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디스플레이 제품은 평면 화면을 통해 신호가 전달돼 입체감이 떨어지지만 3D 디스플레이는 평면화면 외부공간에서 빛을 조합해 또 다른 화면을 구현하기 때문에 입체감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TV 광고에서 모델이 제품을 든 손을 카메라 쪽으로 뻗으면 화면 밖으로 손과 제품이 튀어나와 시청자의 눈앞으로 다가오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은 적용 범위가 다양해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모든 제품에 사용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3D 디스플레이 이외에도 입체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와 송수신 장치 등의 산업에도 큰 영향을 줘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도 클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3D 기술 개발 계획〓삼성전자는 이미 ‘3D 디스플레이 연구팀’을 조직해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의 싹을 키우고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 중인 3D 액정화면표시장치(LCD)는 화면의 20㎝ 앞에 입체 동영상을 구현해내기도 했지만 아직 화질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3D 기술의 상업적 성공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우선 내년에 3D 기술을 이용한 게임기, 광고, 의료기기 제품을 내놓는다는 목표로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일류기업 도약의 기반 마련〓삼성은 3D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당장 내년 초에 제품화할 수 있는 3D 게임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기존 게임기 사용자의 30% 이상이 3D 게임기를 새로 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에서만 연간 100억원, 세계적으로는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달러 박스 사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광고 전달 기능을 하는 3D 디스플레이 제품은 대형 유통업체 매장 내부와 옥외 광고판에 설치돼 제품 홍보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광고시장 전체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의료기기에 3D 기술을 적용할 경우 내시경 촬영 화면의 입체감이 두드러져 수술 등 치료 효과를 높일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은 이와는 별도로 TV와 컴퓨터용 모니터 휴대전화단말기 등에도 3D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 3D 디스플레이 연구팀 김성식 책임연구원은 “TV와 휴대전화 등은 단순히 3차원 화면을 구현하는 기술 이외에 카메라와 전파 송수신 기술까지 뒷받침돼야 하므로 10년 후에나 제품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는 3차원 가상현실을 매우 정교하게 구현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