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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 기미 한일관계, ‘유리그릇처럼’ 다루되 기회 놓치지 말아야

해빙 기미 한일관계, ‘유리그릇처럼’ 다루되 기회 놓치지 말아야

Posted October. 19, 2019 07:38,   

Updated October. 19, 201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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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 참석이 결정된 가운데 한일관계에도 모처럼 해빙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총리를 통해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보낸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연내에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띄우는 ‘발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아베 총리도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늘 대화를 이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거나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라 하는 등 근래 드물게 유화적인 태도로 대화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보내는 첫 친서는 단절된 대화의 복구를 원한다는 시그널의 의미를 갖는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풀려면 ‘정상 간 신뢰 회복’이 긴요하다는 점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시급하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당시 만난 이래 1년 넘게 회담하지 못했다. 연말까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태국, 10월 31일∼11월 4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칠레, 11월 16∼17일), 한중일 정상회의(중국, 12월 말) 등 다자외교 일정이 예정돼 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두 정상은 이런 기회들을 활용해 마주앉을 수 있다.

 한일 간에는 지난해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갈등이 외교에서 경제, 안보 분야로 확산되며 고조돼왔고 그 해법에 대한 인식차도 여전히 크다. 그러나 정상 간 만남을 통해 문제해결의 의지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신뢰를 구축할 수 T다면 이후 실무급 외교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나갈 길이 열린다. 우선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고 한국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을 재검토하는 일부터 손댈 수 있을 것이다. 마침 31일 한일의원연맹 총회가 도쿄에서 열리고 다음달 4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요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방일하는 등 다양한 외교루트도 열리는 모양새다.

 한일 양국은 그간 관계악화의 책임을 상대국에 떠넘기며 ‘네 탓’ 공방만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이 별로 없다. 다음달 22일 지소미아가 종료되고, 연내에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적어도 올해 안에는 이웃나라 정상이 1년 넘게 회담 한번 못하는 비정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총리의 표현대로 한일관계를 ‘유리그릇처럼’ 조심스레 다루되 속도감 있게 확실한 성과를 도출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