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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회담, 군사정보협정 만료... 절벽 끝 한일관계 변곡점 다가왔다

외교장관 회담, 군사정보협정 만료... 절벽 끝 한일관계 변곡점 다가왔다

Posted August. 20, 2019 07:42,   

Updated August. 20, 201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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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3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회담 이래 18일만에 다시 만난다. 이 회담을 시작으로 한일 양국 앞에 중대한 변곡점이 속속 닥쳐온다. 24일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시한이고 28일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시행일이다.

 7월 초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마주보는 열차처럼 최악으로 치달아온 한일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계기로 전환의 기회를 맞았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선다면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제안했고, 일본 언론과 지식인 사이에서도 대화와 수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 여부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일본의 전향적 태도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자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고 미국도 연장을 원한다는 뜻을 여러 기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본이 한일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무리수를 둔다면 한국 내에선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독도 방어 훈련의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한일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예년 수준으로 축소해 비공개 실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일본이 전향적 자세를 보인다면 10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축하사절단을 파견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언론에서도 관계개선을 위해 양국 정부의 양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사설에서 문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를 계기로 보복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관계개선을 위한 대화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공은 일본에 넘어간 셈이지만 우리 정부도 지속적으로 대화와 타협의 메시지를 발신하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도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화 모멘텀을 살려내 관계 개선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