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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정상, 오사카 G20 모멘텀 놓치면 안 된다

韓-日정상, 오사카 G20 모멘텀 놓치면 안 된다

Posted June. 17, 2019 07:50,   

Updated June. 17, 20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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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어붙었던 한일간에 해빙 조짐이 보이고 있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의장이 14, 15일 한국을 찾아 이낙연 총리와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의장 등을 만났다고 한다. 누카가 의장은 14일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유족에게 고(故) 이희호 여사에 대한 추도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2일 한일·일한의원연맹은 올해 합동총회를 9월 18일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1972년 이래 매년 번갈아가며 총회를 개최해왔으나 올해는 얼어붙은 양국관계 탓에 개최 여부가 주목돼왔다. 같은 날 문희상 국회의장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만나 자신의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해 일본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10월 이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위안부 재단 해산, 초계기 갈등 등을 둘러싸고 ‘최악’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우려섞인 지적을 했을 정도다. G20 행사에서 한일 간 정상회담이 약식회담인 ‘풀 어사이드’ 형태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현재로선 의원들간의 관계개선 움직임도 강제징용 문제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양국 온도차는 크다.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국가다. 일본으로서는 G20를 열었는데 가장 가까운 나라 정상과 회담하지 않는 사태는 국제사회가 보기에도 곤혹스러운 일이다. 한국으로서도 북한 비핵화나 대(對) 중국 대응 등에서 한미일 3각공조는 여전히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국가운명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도 한일간의 협력은 필요하다.

 양국은 G20라는 모멘텀을 잘 살려 소통과 협력이 가능한 관계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G20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제대로 된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도록 실마리를 찾아야한다. 두 정상이 무조건 만나 그간의 불신을 씻고 관계를 개선해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열린다. 미래는 입으로만 외친다고 열리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