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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대북라인 물갈이...북미협상 공전 우려

트럼프 행정부 대북라인 물갈이...북미협상 공전 우려

Posted November. 27, 2019 07:24,   

Updated December. 04, 20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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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협상 요구를 외면한 채 대미,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선 대북라인의 물갈이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전념할 국무부 당국자가 점점 줄어들면서 북-미 협상에 있어 공전 우려도 나온다.

 25일(현지 시간)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는 다음 달 부서를 옮겨 새로운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2015년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뒤 북한 담당 부차관보 대행으로 북핵 협상에 깊이 관여해 온 그가 이 분야에서 손을 떼면 앨릭스 웡 부차관보가 실무를 주도하게 된다. 30대 중반의 웡 부차관보는 북한을 다뤄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짧은 젊은 실무자로 분류된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최근 부장관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정식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업무는 국무부 전반으로 범위가 넓어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년 초 상원의원 출마를 위해 사임하면 비건 부장관 지명자는 국무장관 대행까지 맡을 가능성이 높다.

 백악관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전념하던 매슈 포틴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 승진한 이후 북한 협상에 대한 집중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다음 달 하원의 탄핵 표결 대응에 신경이 쏠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 연설이나 트위터에 북한이 언급되는 경우도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이 남북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에 대해 미국이 뚜렷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내부 상황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날 동아일보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고,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 전환과 항구적 평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싱가포르 합의의 진전에 전념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대미 비난을 할 때마다 반복하던 원칙적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더 많은 합의를 깰 가능성을 경고하며 대북 압박 강화를 주문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해안포 사격훈련은 북한이 향후 더 많은 합의들을 깰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최근 중단했던 연합훈련의 조속한 재개 당위성이 분명해진 만큼 한미 당국이 가능한 한 빨리 훈련 재개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굴복하지 말고 대북 억지력을 증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