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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위기조성 혈안인데, 금강산 제재 우회로 찾는 韓

北은 위기조성 혈안인데, 금강산 제재 우회로 찾는 韓

Posted October. 30, 2019 07:54,   

Updated October. 30, 20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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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매체는 어제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비동맹 회의 연설을 내세워 “지금 조선반도 정세가 공고한 평화로 이어지는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며 미국엔 ‘적대시정책 철회’, 한국엔 ‘외세의존 탈피’를 촉구했다. 북-미 협상 시한으로 못 박은 ‘올해 말’까지 막바지 긴장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한물간 주변 인물을 등장시켜 대미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다. 24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북-미 정상 간 친분관계’를 강조하더니 27일엔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이 ‘불과 불이 오가는 교전관계’를 위협했다. 이번엔 대외 서열 2위 최룡해까지 내세워 ‘일촉즉발 위기’를 경고했다. 연말 결산 기일이 다가오는데도 아무런 성과가 없는 데 따른 초조감의 반영일 수 있지만, 진작 예고한 ‘새로운 길’로의 전환을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일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도 서서히 위기지수를 끌어올리며 도발의 명분을 쌓을 가능성이 높다. 험악한 언사로 위협하면서 본격적인 행동에도 나설 수 있다. 당장은 중단을 약속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 아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중·단거리미사일 발사, 핵실험장 복원 같은 도발로 재작년의 벼랑 끝 전술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북-미 관계의 당구 쿠션처럼 이용해온 남북관계도 파탄 직전으로 몰고 가고 있다.

 정부는 그제 북한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통보에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통일부는 개별관광이나 이산가족 방문 등 ‘창의적 해법’으로 유엔 대북제재를 우회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위기 고조에 혈안이 된 북한이 이런 제안에 콧방귀나 뀌지 않을까 싶지만 설령 실무회담에 응한다 해도 일방적 협의가 되기 십상일 것이다. 마냥 북한 달래는 것 말고 조만간 닥칠지 모를 위기국면에 대응책은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