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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韓日분쟁중지 약속” 제안 說…추가 적대행동은 자제하는게 옳다

美도 “韓日분쟁중지 약속” 제안 說…추가 적대행동은 자제하는게 옳다

Posted August. 01, 2019 07:43,   

Updated August. 01, 20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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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화되는 한일 갈등에 관망자세를 보여온 미국이 한-일 양국에 자제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에 일종의 신사협정 개념인 ‘분쟁 중지협정’(standstill agreement)에 합의할 것을 제안했다. 아사히신문도 미국이 일본에는 2일로 예정된 한국관련 각의결정을 하지 말 것을, 한국에는 압류된 일본 기업들의 자산을 매각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한일 양국에 제 3국에서 이번 수출규제에 관해 협의하는 자리를 만들고 문제해결에 나설 것도 제안했다고 한다. 대립이 격화되는 한일간에 추가 분쟁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 상태로 ‘동결’한 후 협상 시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한일 양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그런 제안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어떤 입장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제안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면 충돌로 치달아온 한일관계가 잠시 숨을 고르고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국내외 여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일본 정부는 내일 각의를 열고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럴 경우 한국은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GSOMIA) 협정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국내에서 대두돼 왔다. 이처럼 외교적 갈등이 무역갈등으로 번진 뒤 군사동맹을 흔드는 데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미국은 양국에 냉각기를 갖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침 태국 방콕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오늘 미일 외교장관 회동이 열릴 예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방콕행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한일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도록 독려하겠다”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중재할 생각을 드러냈다. 다만 미국의 중재는 한일간 대화의 장을 제공해준다는 의미 정도일 뿐, ‘당사자간 해결’ 원칙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으로서는 두 나라 중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말자는 분쟁 중지 약속만으로는 징용공 문제와 일본의 보복규제 등 난제의 해결을 기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양국이 대책 없이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흥분된 상태를 가라앉히고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것에는 실보다 득이 많다. 모처럼 갖게 되는 외무장관 회동에서 양국은 자기주장만 하지 말고 외교 협상의 기본자세,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버리기도 하는 자세를 견지해 갈등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