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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反中시위대에 ‘백색 테러’ 공포

Posted July. 23, 2019 07:29,   

Updated July. 23, 201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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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7차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가 열린 홍콩에서 다국적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쇠막대와 각목으로 시위대를 30여 분간 폭행해 최소 45명이 크게 다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1일 오후 11시경 흰색 상의와 마스크를 착용한 10명 내외의 남성들이 지하철 위안랑역에 나타나 쇠막대와 각목을 휘두르며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했다. 이들은 열차의 객실로 피신한 승객들까지 쫓아가 폭행해 역사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의 혼란상은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카메라에 담겨 빠르게 온라인상으로 퍼져나갔다.

 폭행은 11시 30분경 경찰관들이 도착하고 나서야 진압됐다. 플랫폼 주변에는 부상자들이 흘린 핏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11시경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사태를 진압하지 않고 철수한 뒤 30분이 지나 다시 나타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 무리의 정체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반중 시위에 불만을 품은 친중파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CMP는 이들이 성매매, 폭행 등을 일삼는 범죄조직인 삼합회 조직원들로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친중파 입법회 의원인 허쥔야오(何君堯)가 이날 흰옷을 입은 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입법회 의원이 이 남성들을 동원했다”는 설도 돌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시작돼 매주 주말마다 열리고 있는 홍콩 반중 시위에는 이번에도 주최 측 추산 약 43만 명이 참여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날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앞으로 행진해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붉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졌다. 시위대는 정부에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의 시위대 과잉 진압 조사와 처벌, 완전한 민주 선거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