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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영상 후보 류현진-맥스 셔저… 성적 비교

사이영상 후보 류현진-맥스 셔저… 성적 비교

Posted July. 05, 2019 07:38,   

Updated July. 05, 201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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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제이컵 디그롬(31·뉴욕 메츠)과 맥스 셔저(35·워싱턴)의 메이저리그(ML)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는 흥미로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평균자책점 1.70으로 내셔널리그 1위였던 디그롬은 승운이 지독히 따라주지 않으며 다승 부문 10승 9패에 그쳤다. 반면 셔저는 평균자책점에서는 2.53으로 밀렸지만 다승 부문에서는 18승 7패로 앞섰다. 결국 디그롬이 미국야구기자협회 투표 결과 207점을 획득해 셔저(123점)를 크게 제치고 사이영상 수상자가 되면서, 고전적 지표인 ‘다승’이 선발 투수의 개인 역량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논평이 쏟아졌다.

 이번 시즌 류현진(32·LA 다저스)과 셔저의 경합도 비슷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는 평균자책점이 도마에 올랐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83이고, 셔저는 2.43이다. 투수의 평균자책점에는 같은 팀 야수들의 수비 능력이 영향을 준다. 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4일 “워싱턴은 수비에 큰 결함이 있는 반면 다저스는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갖췄다. 만약 수비 변수를 제거하면 셔저가 류현진에게 분명하게 앞선다”고 썼다.

 SI가 근거로 든 것은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이다. 탈삼진, 볼넷, 피홈런 등 수비 영향이 없는 지표만으로 산출하는 FIP는 투수가 수비 도움 없이 어느 정도 실점을 억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FIP에서 셔저는 2.10으로 류현진(2.88)에게 앞선다.

 류현진은 구속보다는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정타를 피하는 투수다. 땅볼 또는 뜬공이 나왔을 때 수비 도움이 필요하다. 지난달 23일 콜로라도전에서 류현진은 3회 유격수 실책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이언 데즈먼드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실점했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반면 최고 시속 157km 직구를 갖춰 상대 타자를 구위로 압도하는 셔저는 탈삼진 170개(ML 1위)로 수비가 비교적 약한 워싱턴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5월까지 굳건해 보였던 류현진의 독주 체제는 그가 지난달 5일 이후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여전히 이닝당 출루허용률(0.90), 탈삼진·볼넷 비율(13.43) 등 주요 지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5월 0.177에 머물던 피안타율이 6월 0.269로 올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SI는 “지금 사이영상 수상자를 투표한다면 대부분의 표는 류현진에게 갈 것”이라면서도 “수비 지원과 무관한 투수 개인 기량을 놓고 보면 셔저를 뽑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고 썼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