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하반기 경제 여건 더 어려워졌다면서 정책은 하던 그대로

하반기 경제 여건 더 어려워졌다면서 정책은 하던 그대로

Posted July. 04, 2019 07:33,   

Updated July. 04, 2019 07:33

ENGLISH

 정부는 3일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갖고 경제활력 제고, 체질개선, 포용성 강화를 3대 추진방향으로 하는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하반기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산업생산 및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국제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당분간 회복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산업 구조적으로도 혁신이 지체되면서 성장잠재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올초 제시했던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2.7%에서 2.4∼2.5%로 낮췄다.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로 올 당장 하반기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관련 품목의 생산 수출에 차질을 빚게 되면 정부의 전망치보다 성장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당정청이 이날 별도 회의를 갖고 반도체 부품 소재 장비 개발에 앞으로 매년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으나 당장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경제가 어려울 것이란 진단은 있지만 이를 돌파할만한 구체적인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1년간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을 1%에서 2%로 확대해주는 방안이 주요 대책으로 제시됐는데 가뜩이나 위축된 기업들이 이 정도의 혜택에 끌려 투자에 나설지 의문이다. 낡은 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하면 개별소비세율을 5%에서 1.5%로 낮춰 내수 진작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는데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식이다. 이 정도 수준의 대책으로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러 넣고 경제체질을 강화시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상황이 하루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고 나라 안팎의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면 이에 걸 맞는 특단의 대책들이 나와야한다. 예컨대 공유경제 등 신산업이나 보건·의료 등 서비스산업에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들 가운데 뭐라도 하나 현장에서 속 시원히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혁신 정책을 내놔야한다. 무소불위인 대기업 노조의 폭력적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보여야한다. 일시적으로 세금을 감면해주거나 보조금으로 단기적 일자리 늘리는 식으로는 올 하반기 경제도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