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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와중에 중동 戰雲까지...대외 격랑 대처에 역량집중해야

무역전쟁 와중에 중동 戰雲까지...대외 격랑 대처에 역량집중해야

Posted June. 15, 2019 07:34,   

Updated June. 15, 20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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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대형 유조선 2척이 13일 피격을 당했다. 피격된 유조선 두 척 중 한 척은 일본 해운회사가 임대해 운영중이고, 나머지 한 척은 노르웨이 선사 소유로 확인됐다. 미국은 즉각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구축함을 현장에 급파했고 이란은 미국의 음모라고 반박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 상황에서 중동발 위기까지 겹친 상황이다.

 이번 피격 사건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과 이란 사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12∼14일 이란을 방문 중인 상황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이란 지도부는 미국을 믿지 않는다며 아베 총리의 중재 노력을 무색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선 호르무즈 해협의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조선 피격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의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2.2%오른 배럴당 52.28달러로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 8월 인도분도 2.23%오른 61.31달러로 올랐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는 전 세계의 물동량의 20∼30%를 차지하지만 한국의 경우 70∼8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게다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송을 꺼리는 유조선의 선주나 선사들이 리스크 상승에 따른 할증료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석유 도입원가의 상승요인이 되고 있다. 원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정유사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 마진이 나빠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이 지역의 안보적 긴장이 지속될 경우 석유 전량을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이 입을 경제적 타격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심각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어제 석유수입업계와 함께 상황을 점검한 결과 피해의 위험이 당장 닥친 것은 아니지만 급변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한국은 미중의 무역전쟁을 포함해 나라 안팎에서 터지는 각종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경제 난제들을 극복하는 데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역량을 총집결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