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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일성 생일날 김정은에 축전

Posted April. 20, 2019 07:40,   

Updated April. 20,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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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북한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사격 시험 공개와 대화 상대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배척으로 반응했으나, 미 국방부는 “탄도미사일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18일(현지 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무기 사격 시험 보도와 관련해 “여러분이 어떤 식으로 규정하든 그 시험(test) 또는 발사(launch)는 탄도미사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 당국자가 북한의 무기 시험 보도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선 “우리가 수집한 정보를 살펴보고 나서 메시지가 무엇인지 구성하게 해 달라. 서둘러 판단하지 않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 정부가 정보 자산 등을 동원해 북한의 진의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찰스 서머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 대행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무기 사격 시험과 관련해 “미 전략사령부(STRATCOM)와 북부사령부(NORTHCOM)가 지난 24시간 정상 작전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북한의 무기 시험이) 진행 중인 핵협상을 무산시킬 수 있는 금지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미 PBS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에게 사진과 편지들을 보낸다. 4월 15일에 김정은의 조부(김일성) 생일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대통령의 전방위 압박 공세(full court press)”라며 “우리는 김정은이 무엇을 할 것인지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생일을 축하했는지, 축하 메시지와 대화 재개를 위한 별도 메시지를 보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미 대통령이 김일성 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보낸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날선 비판에 지지 않고 맞대응을 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북한의 의도를 묻는 취재진에게 별다른 언급 없이 미소로 답했다. 국무부는 이에 앞서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원론적인 반응만 내놨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협상의 판을 깨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외교 결례’로 해석될 수 있는 북한의 불만 표출은 동력을 잃은 북-미 협상을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상대국이 미국에 협상 상대로 누구를 지명해야 하는지 말할 수 없으며 특히 국무장관일 경우 더 그렇다. 그것은 매우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박용 parky@donga.com ·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