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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北-美깊은 불신...신뢰 아닌 검증의 문제”

폼페이오 “北-美깊은 불신...신뢰 아닌 검증의 문제”

Posted March. 21, 2019 07:46,   

Updated March. 21, 201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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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한다는 북한을 향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경고와 비핵화 결단 촉구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행보도 넓히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국무부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캔자스주에서 현지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북-미) 양측 간에 깊은 불신이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김정은이 협상에서 솔직하다고 어떻게 믿느냐’고 묻자 “신뢰에 대한 것이 아니라 검증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한 리더이며, 북한 주민의 밝은 미래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며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우리는 그 과정에 계속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압박 수위는 더 높았다. 그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real impact)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실험을 재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은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수차례 했던 약속임을 환기시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주재 북한 유엔대표부를 통해 대북 막후 채널을 활용하려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노력을 막는 등 비핵화 협상의 고삐를 통제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했다. 지난주 뉴욕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관계자들과 회동했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은 런던에서 영국, 프랑스 및 독일의 외교안보 관련 인사들과 북한의 비핵화 이슈 등 현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영국과 독일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적극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는 북-미 간 설전도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림 포블리트 미 국무부 군축 및 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안보와 성장을 달성할 유일한 길은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용철 북한 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은 “북-미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이견을 하나씩(one-by-one) 해결해야 하는데도 미국이 ‘비핵화 전 제재 완화 불가’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