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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잡을 사람이… 10년내 수술의사 ‘절벽’ 온다

메스 잡을 사람이… 10년내 수술의사 ‘절벽’ 온다

Posted March. 15, 2019 07:40,   

Updated March. 15,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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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A 교수(48·혈관이식외과)는 최근 이틀째 집에 가지 못했다. 13일 하루 종일 장기 이식 수술에 매달리다 간신히 짬을 내 저녁을 들기 시작할 즈음 대동맥이 파열된 응급환자가 실려 왔다. 환자의 피를 온몸에 뒤집어쓴 채 밤을 새워 혈관을 잇고 나니 14일 예약된 수술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A 교수가 몸을 혹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령화로 병원의 수술 환자는 늘고 있지만 수술하는 외과 의사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의사들이 고되고 돈이 안 되는 외과 지원을 기피한 결과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외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는 2017년 기준 8299명이다. 이 중 50대가 2418명(29.1%)으로 가장 많다. 이어 40대(2231명·26.9%), 60대 이상(2136명·25.7%) 순이다. 외과계에선 실제 메스를 잡고 장시간 수술을 할 수 있는 나이를 통상 60세 미만으로 본다. 현재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6000여 명 수준인 셈이다. 하지만 2027년에는 2400여 명이 수술 현장을 떠나고, 2037년에는 4600여 명이 떠나게 된다.

 반면 빈자리를 메울 젊은 피는 급격히 줄고 있다. 외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 자격을 새로 취득하는 의사가 최근 5년(2014∼2018년) 추이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수술 현장에 새로 유입될 의사는 2027년까지 1500여 명, 2037년까지 3200여 명으로 은퇴 예정 의사보다 1000명 안팎 적다. 의사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수술 절벽’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