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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 안만나”…美中 정상회담 불발

트럼프 “시진핑 안만나”…美中 정상회담 불발

Posted February. 09, 2019 08:45,   

Updated February. 09, 20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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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말 개최 가능성이 거론돼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불발됐다. 북-미, 미중 간 연쇄 비핵화 담판 가능성은 물론이고 미중 양국의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정상 레벨의 통 큰 협상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통상전쟁의 휴전 시한인 3월 1일 전에 양국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달 안에 시 주석을 만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이틀 전인 5일까지만 해도 2월 말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2월 말 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했던 중국 측도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백악관 참모들이 “미중 무역협상이 여전히 난항 중인 데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비슷한 시기에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면 북한 이슈와 겹친다”며 강하게 반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BC는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준비로 이미 바쁜데 미중 무역협상 합의까지 성사시키려면 너무 할 일이 많아진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분석했다. 즉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무역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비핵화와 무역협상의 분리 대응을 통해 각각의 논의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양국이 아직도 포괄적 합의를 위한 초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중국 측은 무역협상 타결에 관한 새로운 제안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결국 다음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고위급 회담의 결과에 따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저울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불발과 무역협상 장기화 조짐이 중국 경제를 포함해 세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언론은 다음 달 3일부터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6.6%보다 낮은 6%대 초반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정상회담 불발로 27, 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중국과 한국까지 참여하는 연쇄 비핵화 담판 및 남북미중 4개국 정상의 종전선언 가능성도 물 건너간 셈이 됐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동선언문에 종전 관련 내용을 담는 형태로 북-미 양자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