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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아야 현재를 바꾼다

Posted January. 28, 2019 08:13,   

Updated January. 28, 201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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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6일 일본 초계기가 초근접 위협 비행을 하면 “군의 대응수칙에 따라 적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하루 전 한국 외교부는 주한 일본 대사를 불러 일본 초계기가 23일 대조영함 상공에서 ‘8자 비행’으로 위협 비행한 것에 항의했지만 이날 일본 방위상은 초계기 배치 자위대 기지를 찾아 “감시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일본 초계기 갈등’은 한 달이 넘었으나 양국 정부가 수습할 의지는 있는 지조차 의심케한다. 

 한일 양국 정부가 안보 우방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립의 길로 치닫고 있지만 민간 교류는 흔들림이 없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지난해 한국을 여행한 일본인은 292만 여명으로 전년 대비 28.1%가 늘어 9년 만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과거 일본인들이 ‘겨울 연가’를 찾던 시절만은 못해도 한류(韓流)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도 5.6% 늘어난 753만 여명으로 사상 최대다. 26일 도쿄 신오쿠보역에서는 18년 전 지하철 역에서 몸을 던져 일본인을 구한 의인 이수현의 추모식이 열렸다. 참석한 일본인들은 “지금이야말로 이수현 정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양국간 ‘초계기 갈등’은 한일 관계가 원만한 때라면 사실 관계를 확인해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군사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2016년 체결된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에 바탕해 사실 관계를 조속히 가려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정치인들의 몫이다. 아베 신조 총리 정부가 국내 정치적인 목적으로 한-일 갈등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한국도 한일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정부도, 정치인들도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한일 관계가 브레이크 없이 충돌 위기로 가고 있지만 민간에 남은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는 ‘레드 라인’을 넘어서는 안된다. 한일간에는 식민지 역사 등 아픈 과거가 있지만 전후의 경제 기적을 함께 일궜고 미래에도 안보 경제 협력 파트너로서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