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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노딜(No Deal) 브렉시트까지 염두에 두고 대책 세워야

최악의 노딜(No Deal) 브렉시트까지 염두에 두고 대책 세워야

Posted January. 17, 2019 07:49,   

Updated January. 17, 201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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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EU 탈퇴협정’이 15일 하원에서 반대 432 대(對) 찬성 202라는 큰 표차로 부결됐다. 부결 직후 야당인 영국 노동당이 테레사 메이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해 16일 표결이 시작되는 등 영국의 정치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영국은 최악의 경우 리스본조약에 따라 탈퇴 기한인 3월29일 아무 대책도 없이 EU에서 나가야 하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를 맞을 수도 있다.

 영국은 유럽에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 째로 많고, 연간 교역 규모가 144억 달러(약 16조 원)에 이르는 중요한 경제 파트너다. 영국이 EU에서 빠지면 지금까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하던 자동차에 10% 관세가 붙게 되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 당초 합의안은 2020년말까지는 현재의 EU 단일시장안에 머물도록 했지만 노딜 브렉시트로 가면 바로 관세를 물리게 돼 교역혼란은 더 커지게 된다. 런던은 세계 3대 금융 중심지의 하나로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거나 영국과 유럽의 경제가 나빠져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우려도 높다.

 다행히 이번 합의안 부결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여서인지 부결 직후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하지만 합의안 부결로 인해 영국과 유럽의 정치 외교 시나리오가 불투명해지고, 그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 및 경제 상황도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에 이어 영국의 합의안 부결로 신(新)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불안감마저 감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브렉시트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한-영 FTA 체결에 가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 브렉시트를 한국 기업들이 영국과 유럽에서 각각 시장점유율을 더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민관(民官)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