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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폐기부터…美, 잇단 단계적 타협론

北 ICBM 폐기부터…美, 잇단 단계적 타협론

Posted January. 14, 2019 07:39,   

Updated January. 14, 201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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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개최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가기 위한 전 단계 조치로 ‘화성-15형’ 등 북한이 갖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반출 또는 폐기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원론적 합의에 그친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보다 진일보한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ICBM 등의 폐기나 미사일 생산라인, 다른 핵 단지들의 폐기 등을 통해 미국의 상응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이를 빌미로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으로 방향을 선회하면 비핵화 프로세스가 더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이와 동시에 CVID를 최종 목표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13일 “미 국무부가 ‘궁극적 목표는 CVID이지만 현 단계에서 북한에 핵 신고·검증 리스트를 달라고 요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변국들에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그대로 수용하는 건 아니지만 북한이 ICBM 폐기와 같은 핵 동결 조치에 나서면 이를 받아주고 ‘낮은 단계의 핵시설 불능화’처럼 몇 개의 단계를 밟는 비핵화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동아시아 태평양지역 합동전략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핵개발, 핵·탄도미사일 실험, 핵 물질 생산을 동결하는 것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적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1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에 도달해야 한다”면서도 “(북한과) 어떻게 미국 국민에 대한 위협을 줄일 수 있을지를 논의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인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비핵화 못지않게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ICBM 폐기를 현실적 목표로 설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 이정은기자 ligh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