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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7~10일 4차 방중  

Posted January. 09, 2019 07:31,   

Updated January. 09, 20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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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판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지난해 3월 첫 방중 이후 10개월 동안 무려 네 번째 시 주석을 찾은 것이다.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언급한 김 위원장이 북중 공조를 통해 내놓을 새로운 비핵화 메시지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비핵화 협상을 가늠하는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45분경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역에 도착한 뒤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이동했다. 부인 리설주가 동행했고,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박태성 과학교육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수행원으로 나섰다. 전날 오후 10시 15분경 전용열차가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역을 통과한 것을 감안하면 전날 오후 4시경 평양역을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약 19시간 기차를 탄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댜오위타이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과의 회동은 지난해 6월 20일 이후 202일 만이다. 당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시 주석을 찾았던 김 위원장이 이번엔 2차 북미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다시 베이징을 찾은 것이다.

 북한은 비핵화와 제재와 관련해, 중국은 무역전쟁 등과 관련해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공조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는 양국의 밀착이 가속화될수록 비핵화 진전 속도가 더뎌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회담을 마치고 인민대회당에서는 대규모 환영 연회가 열렸다. 이날은 김 위원장의 생일이어서 시 주석이 생일잔치를 열어 준 셈이 됐다. 김 위원장은 9일 베이징 인근 경제시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 지역 백두산을 깜짝 방문해 관광 사업 시찰에 나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새해 첫 정상외교로 북-미와 북중 회담을 저울질하다가 중국으로 방향을 틀자 트럼프 행정부는 공식 반응을 삼간 채 베이징발 비핵화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중 직전인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 머지 않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지만 이젠 차분히 북중 대응을 지켜보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기다려왔던 청와대도 추이 파악에 분주한 상황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답방보다 방중이 먼저 이뤄진 것에 대해 “둘은 전혀 별개의 문제로 무엇이 먼저 이뤄지고 무엇이 그 다음에 이뤄져야 하는 관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중국과 북한 간 교류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황인찬 hic@donga.com ·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