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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일본 투어 시작

Posted November. 14, 2018 07:26,   

Updated November. 14, 201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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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열 안봄) 방탄소년단(BTS)의 대규모 일본 돔 투어가 13일 시작됐다. BTS는 1년 전 입은 티셔츠 문제로 지난주 일본 민방 생방송 출연이 직전 취소되는 등 악재를 만났지만 콘서트 현장에 모인 열성 팬들의 지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BTS는 13,14일 도쿄돔에 이어 21,23,24일 오사카(大阪) 교세라돔, 내년 1월 12,13일 나고야(名古屋)돔, 내년 2월 16,17일 후쿠오카(福岡) 야후오쿠돔에서 ‘러브 유어셀프’ 콘서트를 이어간다. 콘서트 티켓은 발매 직후 일찌감치 매진됐다.

 이날 공연장 인근 전철역 앞에서 2명의 남성이 잠시 헤이트스피치(특정 인종에 대한 혐오 발언) 구호를 외친 것을 제외하고는 큰 해프닝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우익단체 ‘행동하는 보수운동’은 BTS를 ‘반일 아티스트’, ‘일본에서 돈을 벌어가는 아티스트’라며 비난하는 집회 안내문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참가를 독려했으나 논란이 일자 지난 주초 돌연 집회 일정을 삭제한 바 있다.

 과거 일본 내 한류 붐은 정치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 등이 일군 2차 한류는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각되며 찬바람을 맞았다. 그러나 BTS의 인기는 일본의 방송국이 좌지우지할 수준이 아닌 데다, 최근 일본 젊은이들이 문화와 정치를 철저히 구분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일본 오리콘 주간 차트(11/5∼11/11)에서 BTS가 최근 일본에서 낸 ‘페이크 러브/에어플레인 파트2’가 싱글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앨범 부문에서는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가 1위였다. 오리콘 차트 싱글과 앨범부문을 모두 한국 아티스트가 석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류 인기에선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한일간 갈등은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다. NHK는 한국 대법원이 내린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동원 배상판결에 대해 일본 국민의 69%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13일 전했다. 방송사 측이 9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2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다. “납득할 수 있다”는 답변은 2%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 대해선 56%가 “제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적극 항의하고 일본 언론도 비판적으로 보도한 것이 일본 국민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 등은 “청구권은 이미 해결된 것”, “판결은 폭거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 등 극한 표현을 써가며 한국을 비판했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4% 포인트 상승한 46%로 나타났다. 판결 이후 아베 정권의 ‘한국 때리기’가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초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추락하자 부산 소녀상 문제를 이유로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등 강경외교에 나서 지지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양국관계가 급격히 식으면서 양국간 교류행사가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일본의 초당파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일한의원연맹이 다음 달 13∼14일 서울에서 가질 한일의원연맹과의 합동총회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당초 2일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일 특허청장 회의가 지난달 31일 일본 측 요청으로 보류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 도쿄=김범석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