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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폭락, 경제위기의 불안한 조짐인가

글로벌 증시 폭락, 경제위기의 불안한 조짐인가

Posted October. 13, 2018 07:47,   

Updated October. 13, 20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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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이 이틀째 공황에 빠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1일(현지시간) 2.13% 내려앉는 등 미국 뉴욕 증시는 전날에 이어 폭락장을 이어갔다.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증시도 2% 가까이 급락했다. 다만 10일 동반 폭락했던 아시아 증시는 어제 소폭 반등해 진정 국면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도 1.51% 올랐지만 동조화 경향이 강해지는 최근의 글로벌 금융 시장 상황을 보면 안심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증시 폭락의 직접 원인은 미국 금리인상이지만, 뒤에는 신흥국 금융 위기와 미·중 무역전쟁, 정보기술(IT) 업체의 실적 부진 등 복합적인 원인이 도사리고 있다. 신흥국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와중에 ‘골디락스’라던 미국 경기에도 미국 경기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2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세계 시장의 43%였던 신흥국 시장 비중은 현재 59%까지 커졌다. 신흥국 위기가 선진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불안한 전조라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발(發) 금융위기 설까지 가세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를 이끌어온 기술기업,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주가 폭락에도 주목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뜻이다. 다른 활로를 찾기 위해 기업들이 다시 무한 경쟁에 들어가야 한다는 신호다. 우리 기업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에 글로벌 경기 위축은 직격탄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증시와 환율 불안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실물 경기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면 견조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8%로 낮췄다. 이 목표를 달성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밖으로는 통상갈등과 환율 변화의 악재가 몰려오고, 안으로는 투자, 소비, 고용 지표가 경고음을 내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현주소다. 산업 각 분야에서도 미래가 밝은 곳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거의 유일하게 우리 경제를 받쳐오던 반도체도 내년이면 호황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의 정책을 보면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제대로 기업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 돌파구는 정공법이다. 노동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키우고, 규제혁신으로 기업이 신사업 투자를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체질개선도 필요하다. 결국 기업을 키워야 경제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