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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또 금리 인상... 따라 올릴 수도 없는 착잡한 경제 현실

美또 금리 인상... 따라 올릴 수도 없는 착잡한 경제 현실

Posted September. 28, 2018 07:58,   

Updated September. 28, 20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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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1.75∼2%에서 2∼2.25%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1.50%인 한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올해 6월 기준 금리를 올린 지 3개월 만이고 올해 들어서만 벌써 3번째다. 이처럼 미국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기흐름이 좋아 시중에 뿌려진 돈을 흡수해도 문제없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한미간 금리격차에 대한 동향을 점검한 결과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도 어제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에서와 같은 자본유출 우려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의 금리인상과 한미간 금리격차 확대를 보는 한국으로서는 착잡할 수밖에 없다. 벌어진 금리격차는 한국과 미국이 처한 경제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지는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 4.1%의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과 달리 향후 경제성장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시중에 유동성이 떨어져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업 활동과 소비 등 전반적인 경기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올해 3.0%에 이를 것이라는 성장률 전망을 2.9%로 낮췄다. 이 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비관적인 상황이다. 특히 자영업자 부채가 300조원에 달하는 터에 금리 인상은 최저임금 급등의 여파로 생존위협에 몰려있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다. 각종 고용지표는 최악수준인데 경기가 더 나빠지면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미간 금리격차가 당장은 한국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도 금리를 올려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자본유출 같은 금융 불안 해소에 나서려면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끄떡없고 고용 문제도 흔들리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시중의 돈이 생산적인 실물 경제로 흘러들어가게 하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는 것 말고는 다른 해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