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김정은, 1년 내 비핵화 약속”… 北‘말잔치’로 계속갈 수 없다

美“김정은, 1년 내 비핵화 약속”… 北‘말잔치’로 계속갈 수 없다

Posted August. 07, 2018 07:41,   

Updated August. 07, 2018 07:41

ENGLISH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은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1년 안에 비핵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나면 1년 안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문점 회담 후 한국 정부가 미국 측과 공유한 정상회담 대화 내용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는 볼튼 보좌관의 발언은 자신이 7월 1일 언급했던 ‘1년 내 비핵화’ 시간표의 출처가 사실은 김정은 이었음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이 전한 김정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판문점 회담 후 100일이 넘게 비핵화와 관련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북한의 태도는 핵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아직도 내리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3∼6월 김정은의 세 차례 중국 방문과 이후 북-중 국경의 느슨해진 제재, 남북관계를 비핵화 보다 우선시하는 듯한 한국정부의 태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데도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예외조치 인정을 미국과 유엔에 요구하고 최근에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의 군불을 때고 있다. 6일 발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담 의장성명에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빠졌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CVID를 관철시키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의문이다. 더구나 한국은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을 사실상 방치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제재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는 판문점 회담 후 김정은이 1년 이내 비핵화를 언급했다고 공개한 적이 없다. 비핵화 속도에 대한 기대수준과 대북 압박이 너무 높아질 것을 우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은이 처음으로 비핵화에 걸리는 시간을 언급했다면 그 자체가 의미 있고 중요한 발언이다. 이왕 발언이 공개됐으므로 이제는 김정은의 전략적 결정을 앞당기는데 총력을 모아야 한다. 그 유일한 견인력은 견고한 한미공조와 대북제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화의 문은 열어놓으면서도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 없이는 종전선언은 물론이고 제재 해제도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도 북한이 원하는 본질적인 환경변화, 즉 제재해제와 남북경협 등 경제적 지원은 비핵화 없이는 불가능함을 분명히 깨닫게 해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