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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 소년, 모두 탈출 성공

Posted July. 12, 2018 07:48,   

Updated July. 12, 20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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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동굴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한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들의 구출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전 세계 정상들이 축하인사를 보냈고, 해외의 초청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사들도 영화 제작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년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병원에 격리돼 가족과의 면회도 유리를 사이에 두고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구출된 10일 트위터에 “위험천만한 동굴에서 12명의 소년과 코치를 무사히 구조한 태국 네이비실에 미국을 대표해 축하 인사를 전한다. 아주 아름다운 순간이다. 모두가 자유로워졌다. 대단하다”는 글을 올렸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찬사를 보냈다. 인도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도 “세계가 태국의 기적을 지켜봤다. 용감한 소년들과 헌신적인 코치, 세계에서 달려온 구조대원들이 만든 기적”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8월 개막 예정인 2018∼19시즌의 홈경기 때 소년들을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로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폴 포그바는 10일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벨기에를 1-0으로 이긴 뒤 트위터에 “이 승리를 태국의 영웅들에게 바친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 영화제작사 퓨어 플릭스는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 구조 작업이 한창일 때 벌써 프로듀서 2명을 보내 동굴 소년 구조 이야기의 영화 제작에 착수했다. 이 영화사 소속 프로듀서들은 대본을 쓰기 위해 구조에 직접 참여한 외국 구조전문가들과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을 인터뷰했다. 구조를 방해한다는 비난을 받자 플릭스는 “다른 제작사들이 들어올 것이 분명해서 빨리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했다.

 물론 이런 생환영화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2010년 8월 칠레 북부 산호세 구리 광산에서 갇혔다가 69일 만에 구조된 광부 33명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33’은 제작비의 절반도 건지지 못했다. 앞으로 소년들에게 전 세계에서 영화뿐만 아니라 인터뷰와 책을 내자는 요구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작 당사자 13인은 현재 치앙라이 프라차누크로 병원에 각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첫 이틀간 구조된 소년 8명은 10일 오후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의료진은 이들이 가족에게 한 첫마디는 “구조돼 감사하고 행복하며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첫날 구조된 4명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 격리병실 창문을 통해 부모님을 대면하기도 했다. 긴 동굴생활에 지치고 힘들 법도 하지만 소년들은 특유의 해맑은 모습으로 즐거운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아이들은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상태”라며 “말을 할 수 있으며 즐거워 보인다. 심지어 9일 밤 병원을 방문한 쁘라윳 찬오차 총리와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동굴생활로 1∼2kg가량 살이 빠졌지만 스스로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2일 영국 구조팀이 이들을 발견했을 때 “제 건강은 괜찮습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가요”라고 영어로 묻고 구조팀의 질문에 답을 해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소년은 난민 출신으로 알려졌다. 아둘 삼온이라는 이름의 14세 소년은 미얀마 소수부족인 와족 출신으로 7살일 때 혼자 태국으로 넘어와 교회에서 살았고, 조난된 13명 중에 유일하게 영어를 할 줄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