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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맨유서 뛰나?

Posted June. 28, 2018 07:29,   

Updated June. 28, 201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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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 트래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를 누비는 손흥민(26)의 모습을 보게 될까.

 독일 언론 스포르트1은 27일(한국 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손흥민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적이 성사된다면 최소 7000만 유로(약 913억5000만 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이적 시장에서 손흥민이 박지성이 활약했던 맨유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흥민은 EPL 무대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보장하는 공격수로 활약한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EPL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입단 초기 팀 전술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한 시즌 시행착오를 겪은 뒤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과 함께 팀을 대표하는 주축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2016∼2017시즌 리그경기 및 컵대회 47경기에서 21골(7도움)을 넣은 손흥민은 2017∼2018시즌에도 53경기 18득점(10도움)을 올리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동료 선수들로부터 소속 클럽만큼의 지원을 못 받았지만 멕시코전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을 터뜨리는 등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손흥민을 타깃으로 삼은 팀은 맨유뿐만이 아니다. 스포르트1은 “맨유 외에도 리버풀, 아스널이 손흥민의 영입을 타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토트넘이 런던 라이벌 아스널에 손흥민을 내줄 가능성이 희박하고 리버풀 또한 영입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단서를 붙여 맨유행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쳤다.

 2000년대 들어 월드컵 무대는 한국 선수들에게 유럽리그로 향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선수는 맨유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활약한 박지성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일본 교토 퍼플상가 소속 선수였던 박지성은 강한 체력과 활동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을 거쳐 맨유로 이적했다.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과 함께 활약하는 등 204경기에 출전해 맨유의 제2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당시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하던 기성용도 월드컵 후 출전 횟수를 늘리며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EPL 스완지시티로 이적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에서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27)를 두고 한 외신은 “리버풀 팬들이 조현우와 주전 골키퍼를 바꿔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빅클럽’ 도전만 남은 손흥민에게 남은 변수는 병역이다. 올해 26세인 손흥민이 안정적으로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유지하려면 올해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 이마저도 실패한다면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위해 내년 여름까지 국내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 국내 소속팀 선수만 상무 입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병역 문제는 해외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최근 손흥민이 군 입대로 감수해야 할 손해에 대해 정리하며 “손흥민에 입대하면 현재 토트넘에서 받는 월급인 36만 유로(4억6980만 원)에 크게 못 미치는 100유로(13만5000원)를 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병역 문제를 해결한다면 맨유를 비롯한 빅클럽 이적설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