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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속 그곳으로 스토리여행

Posted May. 17, 2018 07:33,   

Updated May. 17, 201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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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달 5월이 절반 지났다. 여행을 생각한다면 식상한 관광지보다 이야기가 있는 곳은 어떨까. 경기관광공사는 16일 경기도에서 찍은 인기 영화와 TV 드라마 속에 나오는 첫사랑의 장소를 추천했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낳은 tvN 드라마 ‘도깨비’에는 경기 안성의 두 공간이 나온다. 도깨비 공유와 도깨비 신부 김고은의 아름다운 사랑과 운명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공유가 풍등을 날리던 장소는 석남사다. 신라 문무왕 20년(680년)에 창건된 석남사는 안성 서운산 북동쪽 기슭에 자리한다.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긴 돌계단이 아름답다. 다른 한 곳은 김고은이 공유를 소환하는 장면을 촬영한 안성 미리내 성지(聖地) ‘103위 시성(諡聖) 기념성당’이다. 미리내 성지는 천주교 박해 당시 신도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다. 김대건 신부가 안치된 순교 사적지이기도 하다.

 첫사랑 열풍을 부른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는 승민(이제훈)과 서연(수지)이 수업 과제를 하기 위해 찾은 오래된 기차역에서 두 팔을 펴고 레일 위를 걷는 장면이 나온다. 관람객은 ‘심쿵’했다. 이 역은 양평 구둔역이다. 1940년 문을 열었다가 문을 닫은 간이역인 구둔역에는 대합실 ‘고백의 정원’을 비롯한 9개 테마공간이 있다. 즉석사진 찍기, 소원 매달기, 철로에서 풍등 날리기도 해볼 수 있다.

 같은 해 개봉해 송중기를 확고한 아이돌로 만든 영화 ‘늑대소년’에는 포천 비둘기낭폭포가 나온다. 현무암이 침식돼 생긴 이곳의 폭포와 코발트빛 소(沼)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전설 속 비경(秘境)인 듯 몽환적이다. 폭포 주변에는 야생화 생태공원과 캠핑장이 있다. 자연을 감상하며 하룻밤 묵어갈 수 있다.

 어린 시절 예뻤지만 사춘기에 외모가 확 바뀐 혜진(황정음)과 ‘찌질남’에서 ‘엄친아’로 거듭난 성준(박서준)의 인생 역전이 흥미로웠던 2015년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이 눈에 띈다. 혜진이 선물 받은 책을 읽으러 간 그곳의 갈대광장은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알맞다. 게스트하우스 ‘생각의 숲 모티브 원’은 혜진과 성준의 신혼집과 작업실로 나왔다. 책 1만 권이 배열된 서재가 인상적이다.


남경현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