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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눈물

Posted May. 10, 2018 07:48,   

Updated May. 10, 20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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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는 소를 팔아 세계 5위 경제대국이 됐던 나라다. 1900년 전후 냉동선이 발명됐다. 비슷한 시기 발명된 철조망을 ‘팜파’라는 대평원 위에 쳐놓고 소를 풀어 놓으면 소는 혼자 먹고 자랐고, 때마침 개발붐을 탄 철도망을 통해 유럽과 미국에 수출될 수 있었다. 냉동선, 철조망, 철도 3대 발명품이 아르헨티나의 소를 요즘 한국의 반도체 같은 수출 블루칩으로 만든 것이다. 동남아 인력이 요즘 한국으로 몰려오듯 이탈리아에서 부자 나라 아르헨티나로 남의집살이를 떠난 엄마를 찾아가는 소년 마르코의 눈물겨운 동화 ‘엄마 찾아 삼만리’의 시대적 배경이 그 당시다.

▷대규모 목장과 농산물 농장으로 발생한 부(富)의 지나친 편중은 사회적 갈등, 혼란을 초래했고 군사쿠데타와 좌익 집권이 번갈아 발생했다. 그 와중에 1946년 후안 페론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배우 출신 에바 페론은 27살 나이로 영부인이 된다.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여(Don't Cry For Me Argentina)’의 주인공 ‘에비타’다. 노동자 위주의 정책을 펼쳐 서민들의 성녀(聖女), 한편에서는 포퓰리즘의 대명사로 불렸다.

 ▷주요 외신들이 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과 300억 달러의 구제금융 대출을 받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자 이 나라의 달러화가 빠져나가 페소화가 급락하고 물가가 치솟은 것이다. 1982년, 2001년, 2014년에 이어 벌써 4번째 국가적 경제위기다. 경제 사정이 좋을 때 글로벌 기업을 키울 기회를 놓쳤다. 이후 다시는 선진국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IMF 구제금융의 단골손님이 됐다.

 ▷1997년 한국은 “펀더멘털은 좋다”고 하다가 IMF 구제금융을 받은 전력이 있다. 요즘 은 부처마다 경쟁적으로 재벌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가 이만큼이나마 오게 된 데는 노동자의 희생과 함께 기업들의 도전과 성취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의 소는 누가 키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