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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비명…가정간편식에 밀려 ‘마이너스 성장’

라면의 비명…가정간편식에 밀려 ‘마이너스 성장’

Posted April. 23, 2018 07:35,   

Updated April. 23, 20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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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짬뽕라면, 볶음면 등 맛과 재료를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승승장구하던 라면 시장이 4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대박 상품’의 부재와 최근 늘어난 가정간편식(HMR)이 라면의 주고객층인 1인 가구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시장 규모도 2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22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라면 제조업체 4곳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1조98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53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라면시장은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등 매운맛 라면이 히트를 치면서 2014년 1조8470억 원, 2015년 1조8800억 원, 2016년 2조40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프리미엄 라면은 기존 라면에 비해 값이 300∼400원 비싸지만 소비자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라면 시장 규모를 키운 일등공신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렇다 할 히트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제외한 라면 제조업체 4개의 합산 매출액이 2조 원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업체별로 보면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등 4개사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농심의 라면 부분 매출액은 2016년 1조1270억 원에서 지난해 1조1170억 원으로 줄었다. 2015년까지 60%를 웃돌던 라면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56%로 감소했다.

 오뚜기도 지난해 라면 매출액이 4575억 원에 그쳐 전년(4770억 원) 대비 감소했다. 오뚜기는 진짬뽕의 선전으로 시장점유율이 2014년 16%에서 2016년 23%까지 늘었지만 지난해는 소폭 줄었다.

 히트작의 부재와 함께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확대된 가정간편식 시장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간단하고 다양한 메뉴의 가정간편식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이 라면 대신 가정간편식을 선호하기 시작한 트렌드도 라면업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반조리 상품 시장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업계는 시장 확대를 위해 소비자 수요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라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은 너구리를 변형한 ‘볶음너구리’, ‘짜왕 매운맛’, ‘건면새우탕’을, 오뚜기는 ‘냉콩국수라면’, ‘함흥비빔면’, ‘팥칼국수’ 등을 선보였다.

 삼양식품은 ‘커리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 인기 상품인 불닭볶음면을 변형한 제품을, ‘비빔면’으로 국물 없는 라면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팔도는 ‘초계비빔면’, ‘막국수라면’ 등을 내놨다.


강승현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