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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스펠, 평창올림픽 때 극비방한 美대북협상 커지는 ‘CIA 미션’

해스펠, 평창올림픽 때 극비방한 美대북협상 커지는 ‘CIA 미션’

Posted April. 05, 2018 07:56,   

Updated April. 05, 20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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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사진)가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당시 CIA 부국장 신분으로 극비 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CIA의 북한 전담조직인 ‘코리아임무센터(KMC)’의 앤드루 김 센터장이 평창 올림픽 기간 한국에 머물며 정보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유력 CIA 차기 국장으로 검토되던 미 정보기관의 2인자가 직접 나서 우리 당국과 대북 문제를 조율했다는 것이다.

 3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해스펠은 평창 올림픽 기간에 방한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정부 고위 당국자를 연쇄 면담하고, 급격히 대화 분위기로 돌아선 북한 김정은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폐막 후 우리 대북 특사단이 평양에 이어 워싱턴을 찾아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메신저 역할을 했는데, 이에 앞서 해스펠이 한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사전정보 수집에 나서며 관련 분위기를 탐지한 셈이다. 앤드루 김은 평창 올림픽 기간에 한국에서 서 원장을 극비리에 만났는데, 해스펠도 동석한 것으로 보인다. 서 원장은 특사단으로 방북한 뒤 워싱턴에 갔을 때도 해스펠을 만났다.

 특히 해스펠이 당시 북한 응원단과 함께 내려온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차관급)과 어떤 식으로든 접촉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정보 소식통은 “CIA 부국장과 맹경일은 급이 안 맞는다. 하지만 중차대한 시점이었던 만큼 맹경일이 앤드루 김을 만난 뒤 해스펠이 관련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김정은의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CIA 등 별도의 정보 채널을 통해 북측의 제안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는데, 해스펠의 방한도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해스펠의 극비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CIA 채널을 앞세우겠다는 시그널로 보인다. 향후 릴레이 정상회담 국면에서 서훈 국정원장-해스펠 CIA 국장-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남북미 정보기관 수장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관석 jks@donga.com ·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