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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에 불확실성 해소한 한미FTA 협상 타결

조기에 불확실성 해소한 한미FTA 협상 타결

Posted March. 27, 2018 08:09,   

Updated March. 27, 20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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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통을 거듭하던 한미FTA 개정협상과 이와 동시에 진행됐던 철강관세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김현종 산업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어제 발표한 협상결과를 보면 한국은 농업분야에서 농산물 추가개방을 피했다. 철강관세분야에서는 25% 부과대상국에서 빠지기는 했으나 대신 수출물량(쿼터)이 평년의 70%로 줄었다. 손해는 봤지만 최악의 사태는 피한 셈이다. 앞으로 세부 실무작업이 남아있지만 한미 양국 모두 협상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합의안대로 최종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 자동차가 한국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산 픽업차량에 물리는 관세는 철폐시한을 20년 연장했다. 포드 GM 등 미국산 자동차가 국산차나 독일 일본차에 비해 내수 경쟁력이 떨어져 진입장벽을 다소 낮췄다고 해도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픽업 완성차량의 대미 수출 물량도 미미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협상이 시작된 지 3개월 만에 마무리돼 경제의 불확실성이 조기에 사라졌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이번 협상결과에 대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한 방송에 출연해 “완벽한 윈-윈(absolute win-win)”이라고 말한 걸 보면 미국 측도 비교적 만족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강력한 지지층인 러스트 벨트(낙후된 북부·중서부 제조업 지대)의 자동차 철강업계에 체면을 세우게 됐다.

 이번 협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원칙이 여실히 드러났다. 외교 안보 동맹국이라도 경제적 이익 앞에서는 가차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역사상 전례가 없는 긴밀한 동맹’이라던 일본 아베 정부도 철강과세 부과대상에서 면제를 받지 못했다. 앞으로 미국이 또 언제 어떤 이슈를 들고 나올지 알 수 없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고식적인 틀에서는 벗어나야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한국의 수출대상국 1위 국가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협상과정에서 김현종 본부장이 고군분투했다. 막판에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안보실장, 경제부총리가 힘을 실어줬지만 경제외교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외교부는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글로벌 무역 분쟁은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이참에 통상조직을 추슬러 통상 전문가를 육성하는 한편 현재 차관급인 교섭본부를 다시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