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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상대할 美 ‘슈퍼 매파’ 라인 떴다

김정은 상대할 美 ‘슈퍼 매파’ 라인 떴다

Posted March. 24, 2018 08:13,   

Updated March. 24, 201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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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북 선제타격을 주장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팀을 대북 초강경파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면서 남북미 평화협정 등 북핵 문제 일괄타결을 추진하던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 비상등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존 볼턴이 4월 9일부터 나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글을 올렸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과 주유엔 대사를 지낸 볼턴 전 대사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을 부인하며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 능력을 갖추기 전에 군사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장관을 ‘대화론자’였던 렉스 틸러슨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한 데 이어 9일 만에 백악관 안보사령탑을 볼턴 전 대사로 교체하면서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팀은 사실상 초강경파 일색으로 진용이 바뀌었다. 이들과 함께 니키 헤일리 주유엔 대사 등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대북 압박을 이끌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회동을 앞두고 ‘슈퍼 매파’들로 교체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북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볼턴 전 대사가 북한 핵시설에 대한 불시 사찰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무산되면 한반도 무력충돌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볼턴 전 대사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하는 것도 실수”라면서 “시간이 별로 없고, 다른 길도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앞에 다른 매력적인 선택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볼턴 전 대사가 보좌관에 취임한 뒤인 다음 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을 방문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구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평창 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줬다”며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 · 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