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 北원유공업성 등 독자제재… ‘대화국면 아니다’ 메시지

美, 北원유공업성 등 독자제재… ‘대화국면 아니다’ 메시지

Posted January. 26, 2018 08:10,   

Updated January. 26, 2018 08:52

ENGLISH

“한국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북한으로 향하는 대화의 문을 열려고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올림픽 기간만큼도 북한에 숨을 돌릴 시간을 주지 않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24일(현지 시간) 원유공업성을 비롯한 북한 기관과 개인, 중국 기업 등에 대한 독자제재를 발표하자 CNN이 내놓은 평론이다. 한반도에서 일시적으로나마 조성된 평화 분위기와 무관하게 미국의 대북제재와 군사 압박은 더 독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고려해운 등 해운회사 5곳과 석탄 운반선 ‘을지봉 6호’ 등 선박 6척 그리고 원유 관리 부처인 원유공업성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렸다. 재무부는 유엔이 금수품으로 지정한 석탄과 물량을 제한한 석유제품의 관리 및 운반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선박 제재는 해상에서 화물 바꿔치기 등을 통해 금수품목을 수출입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더 강력한 해상 차단 의지를 드러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 제재를 위반하며 북한과 거래한 의혹이 있는 중국의 무역회사 2곳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베이징 청싱무역과 단둥(丹東) 진샹무역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북한에 6800만 달러(약 726억 원)어치의 물품을 수출하고, 1900만 달러(약 203억 원) 규모의 북한 제품을 수입해 북한의 돈줄이 됐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또 조선노동당 간부 등 북한 인사 16명이 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10명은 중국과 러시아에 흩어져 있는 조선련봉총무역회사의 지사 대표로, 군수물자 취득과 수출 업무를 담당해 왔다. 재무부는 중국, 러시아에 이들을 즉각 추방하라고 요구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북한의 제재 회피 책략에 연루된 관리들을 포함해 김정은 정권과 그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는 개인 및 기관들을 체계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의 대화 의지를 믿지 않고 있으며, 최대의 압박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 대화 진전과 상관없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 대북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연결될 가능성에 대해 백악관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하면서도 대화가 성공했다는 환상을 만들어 내려는 계략에 속아 넘어간 과거의 실수들을 반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응징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러시아 외교부가 밝혔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올림픽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이날 “백악관이 (김정은의 코에 주먹을 날려 정신을 차리게 만들겠다는 의미의) ‘블러디 노즈(Bloody nose·코피)’ 군사 작전을 준비하면서 미사일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