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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유스 오케스트라 창단

Posted January. 06, 2018 07:35,   

Updated January. 06, 201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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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앞에선 누구나 출신을 잊고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일단 연주를 시작하면 남한이든 북한이든 모두 음악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죠.” 지휘자 정명훈 씨(65)가 음악감독을 맡은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가 11일 창단 연주회를 개최한다. ‘원 코리아…’는 이름 그대로 남북한 젊은 연주자들이 함께 모여 연주하자는 뜻을 담았다.

 정 감독은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문화재단은 당초 청년 오케스트라 창단을 제안했지만 기왕이면 남북이 조금이라도 가까워지자는 의미에서 ‘원 코리아’ 프로젝트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간담회 직전 공개된 리허설 현장에선 정 감독이 젊은 단원들을 보듬는 모습이 잦았다. 다소 매끄럽지 못해도 지휘를 자연스레 이어가면서 “실수해도 괜찮다”고 연신 격려했다. 정 감독은 “한국 학생은 대부분 외운 대로 연주하는 교육시스템에서 자랐다”며 “음악가로서 노력과 공부가 우선돼야 하지만 자유롭게 연주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 코리아…’는 지난해 7월부터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18∼28세 연주자 77명으로 구성됐다. 단원들은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속 연주자들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아쉽게도 북한 출신 연주자는 참여하진 못했다. 정 감독은 “항상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의미”라며 “언젠가 꼭 함께할 거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창단 연주회에선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지난해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손정범이 협연자로 나선다. 이탈리아 라스칼라 필하모닉의 주세페 에토레 베이스 수석은 “30여 년 전 정 감독과 음악을 통해 인간적 교류를 나눈 것처럼,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우리의 경험을 전할 수 있는 멋진 기회”라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