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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혁신기업 육성해 새로운 도약의 길로

Posted January. 03, 2018 07:58,   

Updated January. 03, 20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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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첫 근무일인 언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신년사를 내놨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인공지능·자율주행·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작년 최고 실적에 자만하지 말라”고 강조했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역시 “미래기술혁신이 가속화되고 경쟁이 심화하며 자동차 산업이 급변하고 있다”며 미래 핵심 기술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잘 하던 것은 훨씬 더 잘하고, 안 하던 것은 새롭게 잘 하자'는 '딥 체인지(Deep Change) 2.0’을 화두로 내세우며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자고 당부했다. 5대 그룹 신년사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혁신과 변화다.

 지표만으로 보면 지난해 우리 경제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반도체가 주도한 수출은 613조 원 규모로 무역 통계를 작성한 1956년 이래 최고치다. 이에 힘입어 정부는 지난해 3.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데도 기업들이 위기를 부르짖으며 선제적인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는 것은 올해 우리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글로벌 금리인상과 고유가, 원화강세의 ‘3고(高)’가 기정사실화한 데다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최저임금, 법인세율 인상 같은 장벽이 기업 활동을 가로막고 있다.

 동아일보는 신년기획으로 ‘3만 혁신기업이 3만 달러 한국 이끈다’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숨 가쁘게 진행되는 기술 혁신기업 창업 현장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역할을 조명하고 이를 통해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이미 선진국들은 주력 산업 활성화정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제조업을, 미국과 일본은 각각 정보통신기술(ICT)과 로봇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선정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수요에 맞춘 과학기술 투자와 기업 역량을 키워 민간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산업 뿐 아니라 사회, 문화, 국방 등 다양한 분야로 ‘혁신 성장’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서 “올해 우리가 이루게 될 3만 달러 시대에 걸 맞는 삶의 질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3만달러 시대d 맞는 삶의 질 향상은 구호만으로 오지 않는다. 민간 기업의 혁신성장 노력을 정부가 응원하고 북돋아 주는 것이 필수다.

 3만 달러 시대에 들어선다고 시간이 지나면 4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국민소득 3만2000달러를 기록했으나 산업 구조조정과 공공개혁을 외면해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의 몰락을 우리는 지켜봤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의 시기에서 정부가 기업의 혁신성장을 얼마나 잘 뒷받침해주느냐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이후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