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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도핑으로 메달 박탈

Posted November. 29, 2017 08:50,   

Updated November. 29, 20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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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33개의 메달(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로 금메달 개수와 전체 메달 개수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부분 ‘약물의 힘’을 빌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8일 발표한 메달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전체 메달은 22개에 불과하다. 미국(28개), 노르웨이(26개), 캐나다(25개), 네덜란드(24개)에 이어 5위다. 순위는 이후에도 더 추락할 수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도핑 사실이 적발되면서 메달 박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IOC는 이날 3명의 러시아 바이애슬론 선수(올가 비룩히나, 야나 로마노바)와 2명의 봅슬레이 선수(알렉세이 네고다이로, 드미트리 트루넨코프), 1명의 스켈레톤 선수(세르게이 추디노프) 등 5명의 소치 올림픽 성적을 취소하고, 향후 올림픽 영구 출전 금지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비룩히나는 소치 대회 여자 바이애슬론 스프린트와 계주 은메달리스트이고, 로마노바 역시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네고다이로와 트루넨코프는 이미 금메달을 박탈당한 봅슬레이 4인승의 멤버였다.

 이달 초 IOC가 도핑을 이유로 소치 대회 남자 크로스컨트리 50km 단체 출발에서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렉코프의 메달을 박탈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벌써 19명이 도핑으로 영구 추방됐고, 11개의 메달이 박탈됐다. 소치 올림픽에서 딴 전체 메달의 3분의 1이 약물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박탈 위기에 처한 금메달만 무려 4개다.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의혹은 2015년 말 처음 불거졌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그해 11월 ‘러시아가 소치 올림픽 때 소변 바꿔치기와 샘플 교환 등의 방법으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도핑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의혹은 이듬해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책임자였던 그레고리 로드첸코프의 폭로로 사실로 밝혀졌다. 미국으로 망명한 로드첸코프는 현재 연방수사국(FBI)의 보호를 받고 있다.

 데니스 오스발트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한 IOC 징계위원회는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 조작을 폭로한 ‘매클래런 보고서’에 언급된 ‘귀부인 리스트’ 28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도핑 결과나 나올 때마다 러시아 선수 이름이 명단에 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여전히 “IOC의 움직임에는 정치적인 음모가 숨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달을 박탈당한 선수 중 몇몇은 스포츠중재위원회(CAS)에 제소할 계획도 밝혔다. 그러자 IOC는 이날 이례적으로 처음 금메달을 박탈당한 렉코프의 심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러시아의 의견을 반박했다. “로드첸코프의 진술이 매우 상세하고 분명하며, 진실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IOC는 내달 5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의 내년 2월 평창 올림픽에 출전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