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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 북핵 해법서 ‘쌍중단’ 제외 수용”

트럼프 “시진핑, 북핵 해법서 ‘쌍중단’ 제외 수용”

Posted November. 17, 2017 07:42,   

Updated November. 17, 20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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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멈추는’ 쌍중단(雙中斷)을 북핵 해법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다. 중국이 주장해 온 쌍중단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미중이 합의했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아시아 순방 결과를 보고하는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과거 지속적으로 실패했던 것들과 같은 이른바 쌍중단(freeze for freeze)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쌍중단은 중국이 강하게 요구해왔던 해법으로 러시아도 지지해 왔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한 핵 동결로는 군사옵션을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 주석에게 밝혔다는 의미다. 1994년 북한이 핵 동결을 약속한 제네바 합의를 지키지 않은 것을 들어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만이 북한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라는 점을 아시아 순방을 통해 못 박았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폭스뉴스는 “‘최대의 압박’을 가해오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기는 했지만 대화 문턱을 높여 놓은 만큼 의미 있는 북-미 대화가 급진전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데는 중국의 동참으로 대북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어 결국 북한이 백기를 들고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 평택 미군 기지에서 대북 군사옵션을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군, 한국군 수뇌부와 함께 군사옵션 및 북한의 도발이나 공격적 행위에 대응하는 태세를 논의했다”며 “우리는 북한의 뒤틀린 독재자(twisted dictatorship)가 전 세계를 포로로 잡고 핵 공갈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방 기간 중 김정은을 직접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했지만 귀국하자마자 ‘뒤틀린 독재자’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심을 모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핵을 보유한 북한은 중국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것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 정권에 그의 거대한 경제적 지렛대를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논의한 사실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과 나는 대(對)한국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미국의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며 “현재 한국과 재앙적인 한미 FTA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