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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결의 시험하다 사라진 정권 많다”는 트럼프의 對北 경고

“美 결의 시험하다 사라진 정권 많다”는 트럼프의 對北 경고

Posted November. 09, 2017 07:48,   

Updated November. 09, 20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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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향해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우리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국회 연설에서 “한미 양국뿐 아니라 모든 문명국가를 대신해 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과거 미국의 자제를 유약함으로 해석했다. 이것은 치명적인 오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길도 제시하겠다”며 핵개발 중단과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총체적 비핵화를 촉구했다.

 35분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전 세계를 향한 김정은 독재체제 고발장이었다. 한미 FTA를 비롯한 통상문제를 강하게 제기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온전히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에 집중했다. 그는 한반도 남쪽 대한민국이 이룬 기적에 무한한 찬사를 보냈다. 반면 북쪽의 폭군정치에 대해서는 “역사의 실험실에서 벌어진 비극적 실험 결과”라며 ‘감옥 국가(prison state)’ ‘종교집단처럼 통치되는 국가’ ‘그 누구도 가선 안 되는 지옥’이라고 고발했다. 그 속에서 주민들이 겪는 참혹한 현실도 낱낱이 들춰냈다. 근래 우리 국회에서 과연 이렇게 통렬한 대북 비판이 나온 적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 온 것은 북한 독재체제의 지도자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어서”라며 김정은에게 정면 경고했다. 미국의 결의를 시험하다 사라진 많은 정권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당신이 획득한 무기는 당신을 안전하게 하지 않는다. 정권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향해서도 “지금은 힘을 보여줄 때다. 평화를 원한다면 항상 굳건해야 한다”며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대북 공동전선 구축을 요구했다. 모든 국가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거론하며 유엔 대북 결의의 완전 이행과 북한과의 외교관계 격하, 모든 교역관계 단절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의외로 절제돼 있었다. 트위터에 쏟아놓던 ‘화염과 분노’ ‘군사옵션 장전’ 같은 말폭탄은 없었다. ‘북한 완전 파괴’를 거론한 유엔 연설과도 사뭇 달랐다. 정제된 대북 메시지는 오히려 더 큰 무게감으로 단단한 결의를 느끼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결의를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통해 보여주려 했지만 기상악화로 회항했다. 비록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사상 첫 한미 정상의 동반 방문 시도만으로도 강력한 대북 대응 의지는 충분히 전달됐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휴전선을 “평화와 전쟁, 품위와 타락, 법치와 폭정, 희망과 절망 사이에 그어진 선”이라며 한미동맹의 자유수호 의지를 거듭 과시했다. 북한도 상황 파악이 분명해졌을 것이다. 선택은 이제 김정은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