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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군 김정은, 우릴 시험말라

Posted November. 09, 2017 07:48,   

Updated November. 09, 201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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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우리를 과소평가하지도, 시험하지도 말라. 나는 힘을 통한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북핵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김정은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 미국을 위협하려고 하는데 이는 치명적인 오산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상대했던) 이전 미 행정부와는 매우 다른 행정부”라고 강조했다.

 연설 내내 김정은을 ‘독재자’ ‘폭군’으로 규정한 트럼프는 “내가 한반도에 온 것은 북한의 독재자에게 직접 전할 메시지가 있어서다. 당신(김정은)이 갖게 된 (핵)무기는 (북한) 체제를 심각한 위협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반도 주변에 세계에서 가장 큰 3척의 항공모함과 F-35 전투기 등이 배치되어 있다. 우리는 안보와 (한미 공동의) 번영, 그리고 신성한 자유를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지킬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을 향해 “공격을 중단하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안전하고 검증 가능한 총체적인 비핵화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도발 중단과 핵 폐기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시간 35분 중 24분을 북한 인권 문제와 체제 비판에 썼다. 트럼프는 북한을 ‘사람이 가서는 안 되는 지옥(hell)’ ‘교도소의 나라(prison state)’로 지칭하며 김정은 우상화, 영·유아 영양실조, 강제 노역, 종교 탄압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국가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을 이행하고, 무역 및 외교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도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 양국 핵심 쟁점 현안에 대해선 별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마친 뒤 서울 국립현충원 참배를 끝으로 1박 2일간의 국빈 방문을 마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연설 전 문재인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를 헬기로 전격 방문하려 했으나 기상 악화로 취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7박 8일간의 동남아 순방을 위해 이날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10일부터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