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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엘리트가 경고한 北‘核완성¤赤化통일’ 로드맵

탈북 엘리트가 경고한 北‘核완성¤赤化통일’ 로드맵

Posted November. 03, 2017 07:27,   

Updated November. 03, 20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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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을 완료하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한미 군사훈련 축소와 궁극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 이후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남한의 미군 철수와 경제 불안을 이용해 적화통일을 달성하는 1970년대 베트남식 공산화 모델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밝힌 내용이다.

 지난해 7월 탈북한 그는 북한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고위 엘리트였다. 태 전 공사의 증언을 가볍게 흘려들어선 안 되는 이유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이상의 대남 적화통일 야욕을 품고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김정일은 단순한 선전선동 구호로서가 아니라 강력한 의지와 치밀한 계획 아래 핵 무력 완성을 위해 질주하고 있다. 이미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급 미사일 도발로 기고만장해진 김정은이다.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우리 사회 일각의 인식이 얼마나 안이한 것인지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군사적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북한에) 분명히 전해야 한다”고 태 전 공사는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따른 북의 ‘자동적 보복 공격’ 위험성도 경고하며 “군사옵션을 결정하기 전에 비군사적 옵션을 모두 시도해봤는지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의 압박’과 함께 ‘최대의 관여’도 함께 구사하며 북의 핵개발 완성만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권고다.

 태 전 공사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는 지난해 7월 망명 이래 국회 출석과 기자간담회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였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개석상에 서 한동안 사라졌다. 자의든 타의든 대외활동을 자제했던 그가 미 의회 증언을 통해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던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달리 태 전 공사는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활동으로 큰 목소리를 내길 기대한다. 그래야 김정은 정권의 실체를 분명히 알게 되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

 결국 김정은의 야욕을 꺾기 위해선 북한 주민의 각성을 통한 내부 변화를 추동해야 한다고 태 전 공사는 말한다. 이미 시장경제 확산과 한국 영화·드라마 유입 등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2010년 ‘아랍의 봄’ 같은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정은 정권을 흔드는 주민들의 봉기가 당장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김정은 독재집단과 북한 동포를 분리해 보고 인내심을 갖고 북한 내부에 정보유입 노력을 계속한다면 그런 변화는 어느 순간 도둑 같이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