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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통통하고 맛있는 ‘씨없는 굴’ 먹어볼까

더 통통하고 맛있는 ‘씨없는 굴’ 먹어볼까

Posted October. 27, 2017 08:49,   

Updated October. 27, 20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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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없는 굴이 더 맛있다?”

 날씨가 쌀쌀해졌다는 건 굴이 제철인 시기가 왔다는 뜻일 것이다. 소비자들은 알이 굵고 통통한 굴을 찾는다. 이런 소비자 선호에 맞춰 굴을 더 크게 만들어 굴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굴의 번식 능력을 없애 크기를 키우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런 굴은 ‘3배체 굴’로 불린다. 생식 능력을 없애 자손 번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몸집을 불리는 데 쓰도록 개량됐다. 보통 생물은 염색체 한 쌍(2배체)을 갖고 있는데 3배체 굴은 염색체가 1.5쌍이다. 염색체 이상으로 생식세포를 만들 수 없는 대신 몸집을 더 불린다. 일반 굴보다 성장 속도가 15∼20%나 빨라 양식장에서 더 큰 굴로 키울 수 있다. 한종철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연구사는 “여름철 산란을 끝낸 굴은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서 폐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생식 능력을 제거하면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여름을 잘 버틸 수 있고 결국 살이 꽉 찬 굴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바닷속 소음이 굴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장샤를 마사뷔오 프랑스 보르도대 연구원팀은 굴이 저주파 소음을 들으면 껍데기를 빠르게 닫는다는 연구를 미국 공공도서관학회지 25일자에 발표했다. 굴은 화물선 등 선박에서 나는 10∼200Hz(헤르츠) 영역 소음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껍데기를 닫으면 먹이 활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 다만 소음이 굴의 성장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고 결론짓기에는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 한 연구사는 “굴 생샨량은 굴이 알에서 깨어난 뒤 새끼 굴 상태로 물속을 부유하며 양식장에 정착할 때 태풍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남해안 굴 양식장이 항로에 인접해 있지만 소음만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렇게 굴의 성장을 연구하는 것은 그만큼 굴을 키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남 통영, 거제, 고성에서의 굴 생산량은 국내 전체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무기염류와 비타민A, D가 많고 맛도 좋아 인기가 높다. 다만 살이 통통하게 꽉 찬 최상급 굴을 만나기는 어렵다. 3월부터 키워 한여름에 산란기를 보내고 11월경 수확하는데, 여름을 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폐사하거나 살아남더라도 비만도가 심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창 살을 찌워야 하는 시기에 수온이 높아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여름철 바다는 플랑크톤이 대량 번식하면서 용존 산소량도 줄어 몸집을 불리기 어렵다.



오가희 solea@donga.com